[양순진의 포토에세이](2) 연화지(蓮花池)의 예술가

2021-03-12     양순진 시인
애월읍

봄이 오는 길목, 연꽃의 마을 하가리를 찾았다. 8월에 붉은 연꽃으로 화려한 연화지엔 연대(줄기)들이 물 위에서 행위 예술을 하고 있었다.

물고기 모양, 사람이 춤추는 모양, 다양한 도형들, 직립의 나무 모양으로 바꾸며 긴 겨울을 버텨내고 있는 저 황홀한 몸짓!

잉어, 붕어, 뱀장어가 서식한다는 연못 속엔 자욱한 물그림자만 어렸다. 정자는 적적하다는 말도 외롭다는 말 한 마디도 없이 예술가들의 공연을 응시하며 흐믓한 미소 짓고 있다.

나도 끼어들어 한참 동안 연대의 공연을 관람했다.

꽃 중의 군자라 불리는 연꽃은 아시아 남부와 오스트레일리아 북부가 원산지다. 꽃말은 흰꽃은 '순수, 결백', 분홍꽃은 '신뢰'다.

줄기는 여러해살이 부엽 식물로  전체에 털이 없으며 아랫 부분에서 가지가 많이 갈라지고 땅 속 줄기가 발달한다고 한다.

연꽃의 전성기 8월의 풍경도 장관이지만 아무도 찾지 않는 호젓한 연못 위에서 행위 예술 하며 힘든 겨울을 견디는 줄기의 향연은 대장관이었다.

애월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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