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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우 제5대 천주교 제주교구장 착좌식...삼위일체 대성당서 거행
문창우 제5대 천주교 제주교구장 착좌식...삼위일체 대성당서 거행
  • 양대영 기자
  • jeju@newslinejeju.com
  • 승인 2020.11.22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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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문창우 제5대 교구장 착좌 “사랑의 운동 펼쳐 가겠다”
“염수정 서울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 김창렬 주교, 전국
교구의 사제, 신자 참석해 제주 출신 첫 교구장 탄생 축하”
22일 천주교 제5대 제주교구장에 착좌한 문창우 주교가 착좌식에서 첫 성수예식을 하고 있다.
▲ 22일 천주교 제5대 제주교구장에 착좌한 문창우 주교가 착좌식에서 첫 성수예식을 하고 있다. @뉴스라인제주

제5대 천주교 제주교구장에 1996년 사제품을 받은 문창우 주교가 착좌했다.

문창우 주교(56)의 착좌식은 22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이시돌 삼위일체 대성당에서 열렸다. 신임 교구장 착좌식은 코로나19로 참석 인원이 제한됐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이용훈 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 김희중 대주교, 3대 제주교구장을 지낸 김창렬 주교를 비롯 전국 교구의 사제, 신자 등이 참석해 제주 출신 첫 교구장의 탄생을 축하했다.

문창우 교구장은 강우일 주교의 안내를 받으며 주교좌에 앉았다. 문 주교는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란 사목 표어가 적힌 주교 문장을 설명한 뒤 교구장으로서 처음 강론을 펼쳤다.

문 교구장은 취임 인터뷰에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바라는 세상을 지향하는데 작은 몫을 해나가라고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 교구장은 앞으로 사목 방향으로 ‘서로 간의 사랑’과 '경청·개방·헌신'을 꼽았다.

문 교구장은 “제주의 역사를 보면 4·3, 신축교안(이재수의 난) 등으로 고통과 상처가 번져있다”며 “이러한 아픔을 치유하는 방법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넘어 ‘하느님의 사랑의 눈’으로 현실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주에 있는 모든 이들이, 특히 가난하고 약한 이들이 따스한 공동체를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또 “앞으로는 사랑의 가치를 우리 제주교구에 있는 신자뿐만 아니라 제주도민에게 전하는 ‘사랑의 운동’들을 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문 교구장은 제주 출신 첫 천주교 제주교구장의 소감으로 “저 보다 더 똑똑하고, 더 능력 있고, 제주를 더 따뜻하게 돌볼 수 있는 분들은 많이 있다”며 “제게 천주교 제주교구장을 맡긴 데에는 한마디로 제주를 위해 살 수 있는가, 제주를 위해 죽을 수 있는가, 제주를 위해 모든 것을 쏟을 수 있는가에 대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접어들면서 정말 제주를 보듬고, 제주를 끌어안고, 제주에 헌신하는 사람들이 많이 필요해졌다. (천주교 제주교구장직은) 신앙인으로서 여기에 작은 몫을 해 나가라고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여기에는 천주교 제주교구 내부적인 사안 뿐 아니라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찬반 갈등, 제주해군기지(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 건설에 따른 서귀포시 강정마을 문제, 환경 파괴 등의 사회적 문제까지 포함될 것”이라 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제주 지역사회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면서 준비해야 할 내용들을 성경이라는 컨트롤타워를 통해 차근차근 잡아 가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교구장은 “천주교는 사회를 향해 늘 개방돼 있는 모습이어야 하고, 신자들은 신앙 안에서 경험한 것들을 개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성당이라는 장소와 경직된 구조에서 탈출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과거의 성인(聖人)은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이었다면, 오늘날의 성인은 이 세상을 위해, 제주를 위해 사는 사람들이다”라며 “오히려 지금이야 말로 신앙의 소중함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고 말했다.

문 교구장은 “제주 지역사회에 번져 있는 제주4·3의 아픔을 법적으로, 제도적으로 풀어 나가는 세상의 방식이 있었다면, 피해자와 가해자를 넘어서서 이를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려고 했다”며 “3·1운동 100주년이었던 지난해에는 천주교 제주교구 3·1운동 100주년 기념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신성학원(천주교 제주교구 학교법인) 졸업생이자 제주의 여성 항일운동가인 고(故) 강평국·고수선·최정숙 선생의 삶의 흔적을 찾아 나가는 여정이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도민께는)오랜 역사를 지나오며 맞닥뜨려야 했던 수많은 아픔들을 이겨내 주신 제주도민들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천주교 제주교구는 지난날 제주의 아픔을 평화와 사랑, 기쁨의 가치로 승화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생각한다. 감사함에 보답할 수 있는 여정에 함께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옛 제주 선조들이 그랬듯이 제주에 있는 모든 이들이, 특히 가난하고 약한 이들이 따스한 공동체를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착좌 예식 전 주한 교황 대사인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는 우리말로 이·취임 교구장에게 바람을 전했다. 취임하는 문창우 교구장에게는 "사랑하는 비오 주교님, 당신은 젊습니다. 계속해서 당신의 양떼를 돌보아 주세요"라고 말했다. 이임하는 강우일 주교에겐 "사랑하는 베드로 주교님, 당신은 여전히 강한 분입니다. 평화를 위해 계속 일해주세요"라고 했다.

□문창우 교구장은

문창우 비오 주교는 1963년 제주시에서 태어났다. 제주대를 졸업했고 광주가톨릭대학교에서 신학 학사와 석사, 제주대학원에서 사회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6년 사제 서품을 받았고 제주교구 교육국장, 광주가톨릭대학교 교수, 제주 신성여중 교장을 거쳤다. 2017년 6월 제주교구 부교구장에 임명됐고 같은 해 8월 주교 수품했다. 그동안 신축교안을 통해 역사에 대한 반성과 지역 사회와의 화해와 통합을 강조하며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2018년 제주교구 4·3 70주년 특별위원회 위원장, 2019년 3·1운동 100주년 기념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제주 지역과 교회가 유기적인 관계 속에 협력, 상생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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