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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달환 칼럼](133)가을이 아프다
[현달환 칼럼](133)가을이 아프다
  • 영주일보
  • jeju@newslinejeju.com
  • 승인 2017.10.20 0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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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달환 시인/수필가

가을이 아프다

     -초인 현달환-

가을날
가을밤
가을달
너보다
훨씬
많이
보고 싶었지

너의 모습
너의 음성
너의 미소
너의 기도

달밤 아래 어슬렁거린
그림자 하나
둥둥 떠올라

어쩌면 그 감기처럼 독한
가을편지 태우는
냄새에 취함이리니
가을이 아프지

가을이, 그렇게 오래 기침한다

▲ 현달환 시인/수필가 @뉴스라인제주

대한민국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많이 있을 것이다. 그중에도 나는 가을이란 계절에 대한민국에서 만끽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가을이란 계절이 있지만 대한민국의 가을처럼 만끽하는 나라는 그리 많지 않다.

그것은 가을만 되면 제주를 비롯한 전국에서 체육대회, 운동회 및 축제가 열린다. 마을이나 학교에서나 도시 등 온갖 축제를 여는 때가 이 가을인 것이다. 그것은 가을이란 날씨가, 계절이 가장 기분이 좋은 시기라는 것도 반중 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이란 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여 각기 계절마다 장점이 있고 그것을 느끼는 사람들은 행복하기만 하다. 한국은 가을이지만 어느 나라에서는 겨울처럼 추운 나라도 있고 어느 나라는 반대로 여름처럼 뜨거운 나라도 있다. 각기 느끼는 감정이 다르겠지만 한국, 특히 제주를 살고 있는 사람들은 더 행복한 계절의 혜택을 본다고 할 수 있다.

지금 오름이나 산이나 바다로 걸어가거나 차를 타면 어느 곳 가을 정취를 맛보지 않는 곳이 없다. 심지어 집안에서도 밖을 내다보면 가을이란 냄새를 맛볼 수가 있다.

그럼에도 가을은 왠지 아픔이 있다.

가을은 풍성한 계절이라고 하지만 그렇게 준비가 안 된 후 겨울을 맞이하기엔 춥기만 하다. 그래서 이 가을에 준비하고 겨울을 맞이한다는 것은 기간이 짧다. 축제 현장을 돌면서 만끽만 하다가는 겨울을 준비할 시간을 놓치고 만다.

이 가을이란 유혹은 우리에게 선택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가을볕을 맞으러 산으로 가느냐 아니면 가을볕을 맞으며 일터로 가느냐 하는 기로.

사람들은 현명하다.

그런 가을이 매일매일 존재하는 것이 아닌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가을을 망각하고 마는 것이다. 하늘에서 내리쬐는 저 귀한 햇살도 그리 많이 내려주지도 않는다. 그러한 가을의 햇살을 소중하게 받아들이고 나의 영양제로 만들자.

가을은 짧다.

가을의 황금기는 지금의 시간인 시월이다. 이 시월에 모든 것을 만드는 것이다. 이 시월에 잊지 못할 한해의 추억을 만드는 것이다. 이 시월에 새로운 인생을 사는 것이다. 이 시월에 모든 매듭을 푸는 것이다.

푸른 하늘에서 떨어지는 저 가을,
아프지 않게 잘 받아야겠다. 그리고 잘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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