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4 00:14 (수)
[현태식칼럼](195)위민실(爲民室)이 되어버린 시의회 의장실
[현태식칼럼](195)위민실(爲民室)이 되어버린 시의회 의장실
  • 영주일보
  • jeju@newslinejeju.com
  • 승인 2017.04.2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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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태식 전 제주시의회 의장
▲ 나에게 지급된 의회의 일비 등 일체 경비는 의회사무국에서 일괄 수합했다가 봉사활동에 사용하였던 장부의 마지막 장. 의장의 품위 유지를 위해 나는 사재를 팔아 4억원 정도를 사용하였다. @뉴스라인제주

시의회가 개원하고 의장에 선출되고부터 수행직원이 배치되었다. 그 직원의 이름이 강한훈이다. 그 직원에게 부탁을 하였다. 내 이름으로 은행통장 하나 개설해서 일비든 무슨 명목으로라도 나에게 지급하는 돈은 당신이 직접 나의 구좌로 입금시키고 나를 경유하는 일이 없도록 하여달라. 만일 나를 거치면 돈의 액수가 정확해도 남들은 믿지 않으니 강주사가 의회 회계담당자에게 직접 내 구좌로 넣게 하고 입금 여부를 확인하고 그 통장은 보관해 두었다.

내가 어떤 곳에 얼마를 사용해야 하겠다면 그때 강주사가 청구서를 작성해서 오면 나는 인출도장만 찍겠으니 은행에서 찾고 가서 사용하는 것도 강주사가 직접 집행해달라. 그리고 사용내역을 자세히 기록해달라고 부탁하였다. 강주사는 회계장부를 준비하고 통장을 개설하고는 의회 일비, 의원 활동비 등 의회 사무국에서 지급되는 돈은 강주사가 직접 예금·인출·사용하고 장부를 정리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현금을 만져본 적이 없다.

수행직원이 강한훈에서 김봉주로 바뀌었다. 장부도 인수·인계시켜 의장직이 끝날 때까지 김봉주 주사가 그 업무를 수행하였다. 직원이 떠날 때는 금전의 수입·지출이 본인이 직접 취급하였음을 자필하고 서명토록 하여 후일에도 증인이 되도록 하였다. 지금이라도 그 두 사람을 부르면 나의 의회에서의 금전 사용에 대하여 명확히 설명하고 증언할 수 있고 확인 필체도 자의에 의한 서명이었음을 분명히 밝힐 것이다. 따라서 나는 시의장직 4년3개월 동안 제주시민의 혈세를 단 일원도 만져보지 않고 수입으로 처리한 적이 없다.

의회를 원만히 운영하고 의원간에 단합을 이루며 대외적으로 의장의 체면을 유지하기 위하여 즉 의회를 생산적으로 운영하고 품위를 유지하는 비용으로 나의 개인 돈을 쓴 것이다. 신제주 삼무공원 옆 LPG가스충전소와 접해있는 상가용 대지 85평을 처분하여 세금을 1억7천여원을 납부하고 2억3천여만원과 도두에 68평 택지를 처분하여 사용하였다.

내가 의장직에 있으며 개인적으로 내 개인 돈을 쓴 정확한 지출 장부는 없지만 어림잡아 세금까지 합쳐 6억원 정도다. 나는 지금도 양심에 가책이 없다. 혼자만 가만히 앉아 명상에 잠기며 지난 일을 회상해 보아도 공인생활에서 불미한 일에는 관여치 않고, 힘 없는 시민의 권리를 지키기 위하여 노력했고 시행정기관이 독재정권 시대의 구습을 벗고 새로운 민주사고와 주민의 삶을 위한 행정에 헌신 봉사하도록 채근하면서, 그것도 너무 급진적으로 몰아 하루아침에 유럽이나 미국의 지방자치 수준으로 행정을 할 것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그 때문에 반목하고 갈등하는 부작용을 미리 예측하고 진행은 빠르나 막히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 조절한 것이다. 웬만한 나의 주장은 수용되었다. 집행부에서도 나는 사리사욕을 탐하지 않고 공익적인 것만 주장하고 시민의 혈세는 그 수령명목이 회의일비같이 정당한 것도 시민에게 환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렇다. 내 권위는 나 스스로 세운 것이다.

그리고 시청 수위, 청수부부터 시장까지 인격적으로 대하고 존중하며,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하대나 반말은 삼갔다. 내가 그 사람들의 직무상 권위나 인격적으로 대우하는데 나의 권위나 인격을 무시할 이유도 없다. 하지만 나에게는 농담조로 다가오는 사람도 없다. 술에 취하거나 난잡하게 행동하지 않으므로 친구처럼 대하는 사람은 없었다. 속을 터놓고 아주 옛 친구처럼 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우리네는 술친구라야 어깨동무하고 노래방, 화투같은 유희를 잘해야 가근하게 지내는데, 나는 이런 것과 무관하여 그런 기회가 적고 건강상 문제가 늘 나에게는 있기 때문에 퇴근 후는 특수한 행사가 아니고는 집으로 돌아오니 또한 사적인 문제를 같이 할 기회도 없게 된다.

하지만 이 사회가 정의롭고 평등의식이 보편화된 누구나 동등하게 대접받고 법 앞에서도 강자와 약자가 별 차등이 없으려면, 지도층이나 법 집행자가 주지육림에 빠지거나 사회에서 좋게 생각치 않은 놀이를 탐닉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공과 사를 가려 분별있는 공무를 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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