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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영 칼럼](46)행복
[양대영 칼럼](46)행복
  • 영주일보
  • jeju@newslinejeju.com
  • 승인 2015.05.10 2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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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 유치환 -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 삼고 피어 흥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울 연련한 진홍빛 양귀비 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어,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사람이 살아가며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무엇일까?
저마다 제각각일 게다. 돈, 명예, 사랑…. 이런 수단들을 얻게됨에 따라 종국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자신만의 느낌일 수 있는 만족감인 ‘행복’일 것이다.

행복-,
이 얼마나 고귀한 언어일까. 그래서 예부터 철학자들이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청마(靑馬․유치환의 호)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이 사랑받는 것 보다 행복하다고 한다. 그래서 편지를 쓴다. 이같은 연분이 한 방울 연련한 진홍빛 양귀비처럼 한 순간의 아름다움일지도 모른다고 한다. 그래도 오늘 편지를 쓴다.

요즘은 잊혀져 가는 편지, 전보, 정감어린 단어다. 요즘이 인터넷과 휴대전화가 지배하는 순간적이며 고속적으로 이뤄지는 사랑이라면, 편지와 전보시대의 사랑은 짝사랑에서부터 시작되어, 오랜 기간 성숙기를 거쳐 어렵사리 이뤄지는 정신적이며 끈끈한 사랑이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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