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성이나 토성엔
-오세영-
새벽 산책길에서
살모사가 개구리 한 마리를 잡아
입에 삼키는 것을 보았다.
어제 저녁에 나도
꽁치 한 마리를 통째로 구워먹지 않았던가.
하나의 생명을 먹고 사는 다른 또 하나의 생명
죽은 자는 죽인 자의 어머니,
이 무참하게 저지른 죄를 씻기 위해 산 자는
식사 후 항상
물로
자신의 내장을 헹구어낸다.
아무도 살지 않는 목성이나 토성엔
물도 필요 없지 않던가.
살아가는 ‘자연의 이치’를 아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저작권자 © 뉴스라인제주(http://www.newslinejeju.com)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