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5 22:24 (목)
[기고]청렴 1번지! 제주의 옛 명성을 되찾는 길
[기고]청렴 1번지! 제주의 옛 명성을 되찾는 길
  • 나는기자다
  • news@nagiza.com
  • 승인 2013.12.18 14: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연호 서귀포시 녹색환경과장

▲ 강연호 서귀포시 녹색환경과장
지금으로부터 아주 오래 전 일이다. 육지부에서 일부러 내려 왔다는 민원인이 방문하여 어느 마을 지번을 얘기하곤 그 위치를 좀 알려 달라고 하였다.

마을과 지번을 듣고 대략적인 위치는 알 수 있었으나 육지에서 내려 온 분이 내가 설명한들 그 위치를 알 리 없었다.

할 수 없이 민원인을 모시고 현장까지 안내해 드렸다. 현장에 가기 전부터 연신 고맙다던 민원인이 사무실로 돌아와,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흰 봉투 한 개를 책상에 놓고 밖으로 나가 버렸다.

순간, 그 내용물을 볼 틈도 없이 봉투를 들고 청사 정문 밖으로 나가는 민원인을 붙잡고 봉투를 돌려 드리려고 했더니, 아니 조그만 성의 표시를 한 건데 그대로 받으라며, 옥신각신 하다가 결국 내가 이겨 봉투를 민원인 손에 쥐어 드렸다.

민원인 하는 말이 아니, 육지부에서는 민원서류 하나 떼기 위해서도 어떤 때는 급행료를 알게 모르게 내야 하는데 그 몇십배 고생한 공무원에게 조그만 성의로 5만원을 담아 주었는데 왜 안 받느냐는 것이다.

사실 그 당시에는 각종 민원을 수기로 작성하여 발급하던 시절이라 가끔씩 육지부에서 급행료 문제가 언론에 보도되기도 하던 때였다.

봉투를 돌려 드리고 난 뒤, 사무실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그렇게 가벼울 수가 없었다. 또 한편으론 가슴 뿌듯했던 당시 감정이 수십 년이 지난 지금에도 느껴진다.

21세기에 웬 80년대 얘기냐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공무원들의 청렴하면 우리 제주를 가장 먼저 얘기하곤 했었다. 주변의 평가도 그렇지만, 중앙부처에 있는 공무원들마저도 그 부분을 인정해 주었다. 그러기에 나름 공무원으로서 굉장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일했다.

요즘에 청렴교육이다 자정결의대회다, 청렴업무협약이다, 청렴도 제고를 위한 여러 형태의 노력들을 해 나가고 있다. 청렴이란 깨끗하며 욕심이 없음을 뜻한다. 한편, 부패는 반드시 돈과 연계되어 있다. 공무원으로서 부자 되길 원해서는 뭔가 한참 잘못된 것이 아닌가 싶다. 진로를 바꾸어야지.

그리고 공무원 하면서 많지 않게, 조금은 자신이 손해 본다는 마음을 가지고 생활한다면 아마도 남한테 폐를 끼치지 않을 뿐 더러 주위로부터도 손가락질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해 본다.

과거 청렴 1번지, 옛 제주의 명성을 되찾는데 공무원 모두의 의지를 모아보자.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란 확실한 믿음을 가져본다. 그래서 긍지와 자부심 속에 주어진 일들을 해 나가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신대로5길 16, 수연빌딩 103호(지층)
  • 대표전화 : 064-745-5670
  • 팩스 : 064-748-5670
  • 긴급 : 010-3698-0889
  • 청소년보호책임자 : 서보기
  • 사업자등록번호 : 616-28-27429
  • 등록번호 : 제주 아 01031
  • 등록일 : 2011-09-16
  • 창간일 : 2011-09-22
  • 법인명 : 뉴스라인제주
  • 제호 : 뉴스라인제주
  • 발행인 : 양대영
  • 편집인 : 양대영
  • 뉴스라인제주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라인제주.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newslinejeju.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