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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다 스윈턴, 봉준호 말이라면 다 듣겠다…선수끼리 교감
틸다 스윈턴, 봉준호 말이라면 다 듣겠다…선수끼리 교감
  • 나는기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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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7.31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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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광대 기질이 있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연기할 때도 주입하고 생활할 때도 그렇다. 그런 광대 기질을 봉 감독이 끄집어내줬다."

할리우드 스타 틸다 스윈턴(53)이 봉준호(44)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 '설국열차'의 '메이슨'역에 대해 "미치광이 지도자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스윈턴은 "'설국열차'는 유기농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넌센스 작품이다. 칸에서 봉 감독이 '함께 작업하고 싶지만 줄 배역이 없다'고 말했었다. 이후 나에게 '메이슨'을 권했을 때는 정신이 온전한 남자 역할이었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봉 감독은 그 안에 적힌 '남자'라는 표현을 바꾸지 않았다"고 전했다.

스윈턴은 기차의 창조자이자 절대권력인 '윌포드'(에드 해리스)의 총리 '메이슨'이다. 열차의 2인자로 윌포드의 의지를 충실히 대변하며 꼬리 칸 위에 군림해왔다. 꼬리 칸의 빈민들 앞에서 화려한 모피로 몸을 감싼 채 엔진과 질서의 숭고함을 거만하게 설교한다.

"봉 감독이 스코틀랜드에 있는 우리 집에 왔을 때 '들창코' 분장을 하고 싶다고 말했더니 허락해줬다. 생선 파이를 오븐에 넣어놓고 캐릭터에 대한 얘기를 했는데 파이가 다 됐을 때 메이슨이라는 인물이 창조됐다. 두 시간 만에 만들어진 인물이다. 이후 여섯살 유치원생처럼 뛰어 놀았다."

"지도자라고 하면 우리는 전통적으로 그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찾으려고 하는데 나는 그런데 관심이 없다. 늘 지도자를 볼 때 저런 사람들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어떤 가면을 쓰고 있을까 궁금했다. 자기 스스로 만든 메달을 걸고 '나 이런 사람이야'라고 장황한 몸짓으로 거들먹거린다. 또 야만적일수록 더 미치광이같은 광대의 모습을 보여주더라. 찰리 채플린의 '위대한 독재자'나 스탠리 큐브릭의 '스트레인지 러브'에서도 그런 모습이 드러난다"고 짚었다.

"민주주의 선거를 통해 당선된 조시 부시 대통령이나 카다피 같은 지도자도 마찬가지"라며 실명을 언급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그들이 부드럽고 인간적이라고 말하고 싶어 하는데 나는 그들이 얼마나 미치광이인지 보여주는 게 재미있었다"는 것이다.

영화에 대해서는 매우 만족해했다. "엊그제 서울에 와서 처음 봤다. 분명히 걸작이다. 내 높았던 기대치 이상이다. 우리 딸이 같이 봤는데 '언제 또 볼 수 있느냐'고 물어봤을 정도"라고 말했다.

봉 감독과의 작업도 흡족스럽기만 하다. "봉 감독이라면 어떤 작품이든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달인은 달인을 서로 알아본다. 부산영화제(2009)에서 전화번호만 주면 언제 부르든, 무슨 역을 맡기든 상관없이 달려가겠다고 했다. 이후 칸에서 다시 만나 '설국열차' 얘기를 들었는데 '노아의 방주' 같은 하나의 우화였다. 왜 봉 감독이 서점에서 원작을 한 번에 다 봤는지 이해가 갔다."

또 "봉 감독의 첫 작품(플란다스의 개)을 빼고는 다 봤다. 스코틀랜드에 있는 우리 집에 개가 네 마리 있다. 그러다보니 가족들도 개와 비슷한 구석이 있다. 봉 감독을 초대했을 때 첫 영화를 보여달라고 강아지처럼 졸라댔는데 봉 감독이 '강아지 도착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없다'고 했다"며 웃었다.

스윈턴은 "영화를 찍을 때마다 '마지막 영화'라고 말해왔다. 하지만 봉 감독이면 다시 연기를 할 수 있겠다 싶었다. 짐 자무시 감독의 '온리 러버스 레프트 얼라이브(Only Lovers Left Alive)도 7년 동안 얘기해서 찍은 결과물이다. 두 사람이 배우로서 나를 다시 살아나게 해줬다. 또 두 영화 모두 세계의 종말을 다루는데 오히려 멸망한다니 한 작품 더 찍고 싶은 마음이 든다"며 즐거워했다.

'설국열차'는 열차의 빈민층 꼬리 칸 사람들이 호화 계층이 장악한 앞 칸을 향해 돌진해가는 반란을 그렸다. 31일 개봉한다.【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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