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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경, 세상에 이 정도일줄이야…어떤 빛과 소금
류현경, 세상에 이 정도일줄이야…어떤 빛과 소금
  • 나는기자다
  • news@nagiza.com
  • 승인 2013.05.05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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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전국노래자랑(이종필 감독)'에서 가수가 꿈인 남편 때문에 마음고생 하는 생활력 강한 아내 역을 분한 류현경이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동교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서울=뉴시스】
1996년 SBS TV 설 특집극 ‘곰탕’에 김혜수(43)의 아역으로 데뷔한 류현경(30)은 18년 동안 현장과 학업을 통해 연기력을 갈고닦았다. 이를 바탕으로 ‘방자전’(2010)’, ‘시라노: 연애조작단’(2010), ‘쩨쩨한 로맨스’(2010), ‘마마’(2011), ‘두 번의 결혼식, 한 번의 장례식’(2012) 등 영화들과 ‘심야병원’(2011), ‘도롱뇽 도사와 그림자 조작단’(2012), ‘맛있는 인생’(2012) 등 TV드라마에서 주목받았다. 장르 불문, 매체 불문, 캐릭터 불문으로 언제나 맛깔나는 연기로 호평과 찬사를 듣고 있다.

이런 류현경이 코믹 휴먼 드라마 ‘전국노래자랑’(감독 이종필)에서 또 다른 캐릭터를 실감나게 선보였다. 경남 김해에서 작은 미용실을 운영하는 억척스러운 주부 ‘미애’다. 모두가 신나고 즐겁게 현재를 즐길 때 누군가는 미래를 걱정하고 대비해야 한다. 그래야 세상이 제대로 굴러간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인물이다.

미애는 20대 초중반 가수 지망생 ‘봉남’(김인권)을 만나 그의 노래와 춤 솜씨에 반해 사랑에 빠진다. 그때 봉남에게 미애는 이렇게 말한다. “오빠는 꼭 가수가 되세요. 제가 밀어드릴게요.” 하지만 수년이 지난 지금, 봉남이 부디 가수의 꿈을 완전히 접고 미용사 자격증을 꼭 따서 힘들게 오픈한 미용실을 운영하는데 힘을 보탰으면 하는 마음 뿐이다. 그러나 봉남은 KBS 1TV ‘전국노래자랑’에서 우승해 가수의 꿈을 이루고 싶어 한다. 부부는 갈등할 수밖에 없다.

뜬구름만 잡는 봉남이지만 결혼 전 약속처럼 끝까지 지지해줘야 하나, 아니면 말려서 주저앉혀야 하나. 류현경의 실제 속마음이 궁금하다.

“영화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미애도 처음에는 사랑하는 남편의 꿈을 응원하고 도왔을 거에요. 하지만 실패가 거듭되면서 남편이 계속 좌절하는 모습을 보며 오히려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을 것이고, 그래서 그만 꿈을 접기를 원했던 것이겠죠. 남편이 단순히 현실에 타협하고 살기를 바랐다기보다 더 이상 상처를 받지 않고, 현실 속에서 새로운 꿈을 꾸기를 바랐던 것이라고 저는 해석했답니다.”

류현경은 시나리오를 받아드는 순간, 바로 푹 빠져들었다.

“정말 우리네 사는 얘기 같았거든요. 우리 영화에는 영웅도 없고, 슈퍼스타도 없어요.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 나와서 고되고 힘든 현실 속에서도 열심히, 정직하게 살려고 애쓰죠. 그런 이야기를 읽으면서 정말 재미있고 행복하게 촬영할 수 있겠다, 미애를 맡는다면 내가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있겠구나 싶었어요. 꼭 하고 싶었죠.”

류현경은 제작자인 개그맨 이경규(53) 대표나 연출자 이종필(33) 감독과 일면식도 없었였다. 영화의 프로듀서가 류현경을 추천했지만, 두 사람 모두 류현경을 잘 알지 못했던 만큼 넘어야 할 산이 있었다. 그때 류현경을 적극 지지하고 나선 사람이 극중 남편 김인권(35)이다.

“오빠가 주연이란 것도 제가 더욱 더 하고 싶었던 이유였어요. 애정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나중에 들으니 오빠도 마찬가지였다는 거에요. 그래서 저와 하고 싶다는 뜻을 이 대표님과 이 감독님께 전하셨다고 하더군요.”

두 사람의 인연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양대 연극영화과 1년생 류현경은 김인권과 옴니버스 영화에서 공연했다. 김인권의 동국대 연극영화과 동기생의 연출작이다. 이 영화는 빛을 보지 못했지만 둘은 연인 연기를 했다. 이후 개인적 친분을 이어가지는 않았으나 처음 연인을 연기한 인연이 있는 만큼 서로에게 애정을 갖고 애틋한 마음으로 서로의 작품 활동을 바라보고 있다가 이 작품에서 재회하게 됐다.

“어쩌면 이번 봉남과 미애의 결혼 생활은 당시 연인의 10년 뒤 모습을 그린 것이 아닐까 싶었어요. 이종필 감독님이 그때의 영상을 회상신에서 사용할까라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인권 오빠와 저는 오랫동안 떨어져 있었고, 함께 작품을 한 적 없지만 쉽게 호흡을 맞출 수 있었고, 지금의 애증을 잘 표현해낼 수 있었던 거라고 생각해요. 마치 오늘을 예상해서 10년 전에 함께 찍었던 것처럼 말이죠.”

이런 마음으로 실제 부부처럼 찍었기에 봉남을 늘 애정으로 바라보고, 원망하며 대하기도했다. 화도 진짜처럼 냈고, 눈물도 진심으로 흘렸다. 가장 행복했던 장면, 가장 가슴 아팠던 장면은 무엇일까.

“가장 행복했던 장면은 10년 전 봉남과 한창 사랑할 때 밤늦게 귀가하는 봉남을 집 앞에 쭈그리고 앉아 기다릴 때 술 취한 봉남이 꽃다발을 들고 와서 불쑥 내밀며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이에요. 예전에 최진실, 박중훈 선배님의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 나온 것인데 그 느낌이 너무 좋아서 이 감독님과 인권 오빠와 상의해서 우리 영화에도 넣어봤어요. 그 장면은 모두 현장에서 애드리브로 한 것인데 정말 행복했어요.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며 꼭 다시 해보고 싶어요.”

“가장 가슴 아팠던 장면은 우는 장면들이 다 그랬지만, 그 중에서도 집 주인이 전세금 올려달라고 한 날 밤에 제가 ‘아르바이트 한 번 해볼까’ 하니 봉남이 ‘우리 미애 공주님이 알바를 해. 안 돼’라며 펄쩍 뛰는 장면이에요. 그 장면은 찍기 전에도 울컥했고, 찍으면서도 울컥했고, 이번에 보면서도 울컥했거든요. 우리 엄마도 겪었고, 우리 주변에서 흔히 겪는 일이어서 더욱 마음이 아팠어요. 어쩌면 그래서 저나 인권 오빠가 조금이라도 더 따뜻하게 보일 수 있도록 노력했는지도 몰라요. 실제 그런 일을 겪는 분들이 조금이라도 위안을 삼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요.”

김인권은 류현경를 두고 “작품을 할 때 정말 푹 빠져서 열심히 하는 배우다. 절대 한 눈을 팔 줄 모른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어떻게 그처럼 똑같은지 모르겠다”고 칭찬했다.

이러한 류현경의 작품 몰입도와 애정을 잘 알 수 있게 해주는 사건이 있다.

“저는 경상도가 고향이라 사투리를 할 줄 알아요. 그래서 이 작품에 나오는 경상도 사투리가 전혀 두렵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 있었죠. 그런데 왠지 정서는 묻어나지 않더라구요. 고향을 떠나서 서울에서 산 지 오래되다 보니 그런 것 같았어요. 특히 촬영 중간에 쉴 때 서울에 올라가면 제가 김해의 미용실 원장이 아니라 서울의 미용실 원장이 되는 것 같더라구요. 말만 사투리를 하면 뭐하겠어요. 정서가 묻어있어야 하죠. 그래서 아예 김해에 원룸을 얻어서 살면서 사투리도 연습하고 김해의 지역 분위기도 느껴가면서 진짜 김해의 미애가 되려고 했어요. 제 연기가 실감났다구요? 그렇다면 저보다 저 때문에 객지에서 3개월 내내 서울도 못 올라가고 고생해준 소속사 식구들을 칭찬해 주세요.”【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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