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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신의 벌랑포구](30) 물잠_ 욕조에서의 30분
[김항신의 벌랑포구](30) 물잠_ 욕조에서의 30분
  • 김항신
  • news@newslinejeju.com
  • 승인 2021.09.27 0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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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순진 시인

물잠_ 욕조에서의 30분

양순진

여행지에서 욕조는 또 다른 오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가벼운 마음으로 거울 위에 눕는다
수면에 둥둥 뜨는 발가락들
지난 시간을 불리는 욕조는
가끔 바닥을 벗어나 공중을 난다

욕조가 여독보다 먼저 젖어
무릎잠에 이른다
차오른 물은 어느 지점부터 날개가 되어
꿈속을 질주하기도 한다
여행지에서의 물은 피보다 안전하게
몽상을 리드한다

잠시 어지럼증에 휘청거리면
거울에서 나갈 시간
예리한 거울의 모서리로부터
꿈의 왼편은 점별한다

물에 불린 새하얀 피부는
새의 허파처럼 텅 비어 있다
유형지에서 떠나와
비로소 여행지의 욕조에서
나를 극복하는 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가벼운 생각들
내 몸에서 빠져나간다

욕조에서 208호 룸에 이륙하자
커피포트 물이 끓고 있다


《노란 환상통》책과나무 2019
 

양순진 시인
▲ 양순진 시인 ⓒ뉴스라인제주

<양순진 시인>

제주도 신도1리 출신, 제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아동문예〉 문학상으로 동시에 등단, 〈시인정신〉에 시인으로 등단, 〈제주문학〉 동시 부문에서 신인상을, 〈동서커피문학상〉 동시 부문에서 입상, 〈감귤문학상〉 시 부문과 〈탐라문화제〉 시 부문에서 각각 수상,
저서로는 시집 《자작나무 카페》, 《노란 환상통》이 있으며, 동시집으로는 《향나무 아파트》등 다수의 작품이 있다.
현재 ) 제주아동문학협회, 제주작가회의, 한라산문학회, 대정현문학회, 제주도서관, 제주어보전회 에서 활동중이다.
 

김항신 시인
▲ 김항신 시인 ⓒ뉴스라인제주

봄이었을까? 아님 이 맘 때일까?
추석 막 지나서 지금처럼 코로나가 오가지 않았던 그 이전쯤에 서일까?
글과의 전쟁에서 잠시 멈추고 시인은 케리어 하나 들고 낭만의 나라에 몸을 싣는다.

양순진 시인, 하면 떠오르는 이가
있네.
노래 부를 때는 가수  김 ㅇ ㅇ 이 보이고 쫄랑쫄랑거릴 때면
내고 향 숙이가 언~니^^ 하며 뛰어와 안기던 모습의 그녀를 본다.
일에 욕심을 내려놓고 어느 여행지의 욕조에서 묵은 찌꺼기들을 벗기며 오로지 몸신에게 그 간의 무모함에 용서와 보상으로 대접하는 시간,
몽환적인 시간을'물 잠'으로 화답해본다.
노랗게 물들었던 환상통들을
단 삼십 분 여여로 움에 빠져본다.
안개 자욱한 '물 잠'에서 빠져나오니 진한 커피 향,
'나'를 유혹한다.

아라비카 & 아메리카노~♡

[글 김항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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