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방정환 문학공모전에서 『어린이날이 사라진다고』로 우수상을 받고 동화작가로 입지를 다지고 있는 노수미 작가의 신간이 출간됐다. 이번에 출간한 『어린이법 9조 2항』에서는 4편의 SF 동화와 2편의 생활동화를 실었다.
「실버 나르미」는 생체 택배 배달 실버나르미로 반려동물을 운송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동물을 하나의 생명체로 대하는 아이들의 상냥한 마음을 볼 수 있다.
「마지막 아이」는 인류 ‘마지막 아이’인 까칠하고 완벽해 보이는 ‘현수’와 그런 현수를 질투하는 ‘나’ 사이의 우정을 담아냈다. 저출산 시대의 미래를 풍자하고 있기도 하다. 「내 동생 지석이」는 놀이 친구 겸 안전지킴이 CP 로봇, ‘지석이’를 진정한 동생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을 담아내며, 미래에 등장할 새로운 형태의 가족 모습을 그렸다.
「어린이법 9조 2항」은 지구에서 로로행성으로 끌려간 ‘나’가 그 행성의 아이들이 어린이법을 없애지 말 것을 시위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겪는 이야기다.
이외에도 생활동화 두 편인 「경찰 아저씨가 보고 있다」와 「12호의 계란을 지켜라!」는 보이스피싱, 고시원 생활 등 지극히 현실적인 배경 속에서 불거진 갈등 문제를 중점으로 다룬다. 어른들에게서 믿음직하지 못한 실상이 들통나는 것과 달리 아이들은 정직하고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모습을 보인다.
이번 동화집에서는 특히 풍부한 SF적 상상력에 주목할 만하다. 가상세계라는 무대 위에 선 아이들은 현실보다 자유롭게 자기다운 생각과 선택을 하면서 성장하고, 그와는 반대로 아이들에게 무례를 범하는 어른들은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되며 통쾌함을 선사한다.
전적으로 아이들의 입장에서 아이들의 눈으로 세계를 해석하는 작가의 시선을 읽을 수 있다. 이로써 이 책은 아이들에게 미래를 예측하는 힘을 길러 앞날을 살아가는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 되어주며, 어른들에게는 급변하는 현실 속에서 올바른 육아와 건강한 성장에 대한 질문을 던져줄 것이다.
KB창작동화제에서 대상을 받아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이후 다새쓰 방정환문학공모전에서 ‘어린이날이 사라진다고?’로 우수상을, ‘남극노인성을 찾아서’로 서귀포 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제주 법정사 항일운동 이야기를 담은 ‘법정사 동이’로 제주 어린이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그림 한항선 작가(그림)는 “섬과 육지를 오가며 그림을 그리고 토이를 만든다. 자연과 신화에서 작업의 모티브를 얻고, 그 세계에서 비롯한 판타지를 꿈꾸며,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하였다”고 말했다.
180*230 / 157쪽 / 13,000/ 한그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