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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가 있는 목요일](35) 옆집
[디카시가 있는 목요일](35) 옆집
  • 구수영
  • news@newslinejeju.com
  • 승인 2021.07.29 0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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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 시인

■    극순간의 예술 디카시감상 


                      옆집

IMF라는 파도는 같이 타고 넘었는데
코로나라는 쓰나미는 넘지 못해
떨어진 간판과 무성해진 풀이
사라진 직원들의 안부를 묻는지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_ 김승
 

김승 시인
▲ 김승 시인 ⓒ뉴스라인제주

<김승 시인>

계간 <시와편견>으로 등단
시와편견 작가회, 시사모 동인 회장
2017 시집 <시로 그림을 그리다>
2019 두 번째 시집 <오로라ㆍ오르가즘>
2021 세번째 시집 <물의 가시에 찔리다> 출간
 

구수영 시인
▲ 구수영 시인 ⓒ뉴스라인제주

디카시의 여백성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구구절절 말하지 않는 여백이 주는
시의 확장성은 일반 시나 디카시 나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오늘 우리는 다카시 '옆집'을 읽습니다 
굳게 닫힌 공장의 문 그 문 아래 우후죽순 돋아나 있는 잡초들 떨어져 나간 간판과 사람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는 갈라진 아스팔트 길, 
이 사진 한 장은 아래 언술을 읽지 않아도 
숨이 턱 막히는 코로나19 펜터믹 시대 우리의 현실입니다.

코로나가 시작된 지 만 1년 이 더 지났습니다.
코로나19는 우리가 살아가는 지도를 여러모로 바꾸어 놓았지요. 
주말이면 등산객을 실어 나르던
그 많던 관광버스 들은 다 어디에 있을까?
관광객이 사라진 명동 골목 상가 사람들은
지금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전자산업을 제외하고는
제조업의 문은 점점 닫혀가고 있습니다
바뀐 생활 방식만큼 어려워진 소상공인들이나 중소기업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그곳에 삶의 터전을 두고 살아가는 사람들 걱정이 됩니다.
 
문제는 그것이 멀리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마주치는 이웃
알게 모르게 나와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의 어려움은 곧 닥칠 내 발등의 불입니다.

누군가는 절망하고 또 누군가는 그 절망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 고군분투할 겁니다.
일찍이 겪었던 IMF 때처럼요.
그들 모두가 내 가족이고 내 옆집 사람들입니다

이기철 시인의 시 '언제 삶이 위기 아닌적이  있었던가'중 한 귀절을 소개합니다.

~누군들 근심의 힘으로 밥 먹고
수심의 디딤돌을 딛고  생을 건너간다
아무도 보료 위에 누워 위기를 말하지 말라
위기의 삶만이 꽃 피는 삶이므로.

굳게 닫힌 공장 문 아래 시멘트 틈새에 뿌리를
내린 잡초에서 저는 실낱같은 희망을 
더듬더듬 읽어 봅니다.

[글 구수영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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