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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순진의 포토에세이](15) 판포리 능소화 공원의 꽃 향연
[양순진의 포토에세이](15) 판포리 능소화 공원의 꽃 향연
  • 양순진
  • news@newslinejeju.com
  • 승인 2021.07.15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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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순진 시인
능소화 공원
▲ 능소화 공원 ⓒ뉴스라인제주

능소화의 계절이 오면 꼭 들르는 곳이 있다. 제주공항로, 한담로, 삼성혈 부근, 극락사...모두 능소화 덩굴이 치렁치렁 얽혀져 나의 눈을 현혹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한창 시에 전념하고 있을 때 능소화를 알게 되었는데 슬픈 전설 때문에 더욱 마음 속에 남아 처음 개인 블로그를 만들었을 때 이름은 '능소화 핀 집', 닉네임도 '소화'였다.

어느 궁궐에 소화라는 아름다운 궁녀가 있었다. 어느 날 임금님의 눈에 띄어 빈이 된다. 그러나 다른 빈들의 시기와 음모로 임금님은 다시는 소화를 찾지 않게 된다. 임금님을 그리워하고 기다리다 상사병에 걸려 소화는 끝내 죽게 된다. 자기가 죽으면 담장 아래 묻어달라는 유언대로 담잠 아래 묻었는데 어느 여름날 피어난 꽃이 능소화다.

능소화 공원
▲ 능소화 공원 ⓒ뉴스라인제주

그래서 '구중궁궐의  꽃, 양반꽃, 어사화, 금동화, 궁중화'라 불리며 사찰 담장이나 양반집 담장에 심어졌다. 나 또한 꽃 빛깔도 환상적이기도 하고 전설 또한 가슴 아픈 사연이라 애정을 갖고 좋아했다. 그러나 몇 해 전부터 공항로 능소화 덩굴은 다 잘려졌고, 올 해 찾아가 본 한담로 능소화도, 삼성혈 부근의 능소화 덩굴도, 극락사의 능소화도 모두 한 줌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치렁치렁, 그것이 문제다. 사람들은 지나친 화려함을, 겹문장을 싫어한다. 그래서 치고 퇴고해야만 적성이 풀린다.

가장 화려한 능소화의 개화를 볼 수 없겠구나 낙심하고 있던 때, 우연히 '능소화 정원'이 있는 판포리 '비체올린' 소개를 받았다.

  네비를 찍고 판포리 오솔길 지나 달려가보니 역시 다량의 능소화가 들판에 펼쳐져 있었다. 뚝뚝 떨어진 능소화 꽃잎들, 마치 소화의  넋처럼 여겨졌다. 개화의 전성기는 지난 듯 하나 그 어느 곳에서보다 많은 능소화를 만끽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동뿐이었다. 언제나 그랬듯 시와 내 삶도 깨어나는 느낌이었다.

능소화 공원
▲ 능소화 공원 ⓒ뉴스라인제주

'비체올린'은 능소화 정원만 줄길 수 있는 곳이 아니라 계절마다 매화정원, 장미정원, 동백정원, 수국정원, 신화의 공원, 카약 타기, 동물 체험, 식물 체험 등 아이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동화의 나라였다.

판포리는 제주에서 파도가 가장 센 곳이며 어머니, 아버지 산소가 있는 곳이다. 약간은 강하고 슬픈 장소이지만 '능소화 정원'이 있어 한껏 낭만적이고 그리움의 장소로 각인된다. 능소화의 꽃말 '명예, 기쁨, 그리움, 기다림'처럼 아련하고 자꾸만 마음과 기억이 덩굴처럼 치렁치렁해지는 느낌이다.

  나만큼은 이런 치렁치렁함, 겹문장, 덧붙임, 지나침을 싹둑싹둑 잘라버리지는 않겠다. 뚝뚝 떨어지는 저 능소화 꽃잎에게도 청춘과 그늘이 공존하므로.

능소화 공원
▲ 능소화 공원 ⓒ뉴스라인제주
능소화 공원
▲ 능소화 공원 ⓒ뉴스라인제주
능소화 공원
▲ 능소화 공원 ⓒ뉴스라인제주
능소화 공원
▲ 능소화 공원 ⓒ뉴스라인제주
능소화 공원
▲ 능소화 공원 ⓒ뉴스라인제주
능소화 공원
▲ 능소화 공원 ⓒ뉴스라인제주
능소화 공원
▲ 능소화 공원 ⓒ뉴스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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