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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가 있는 목요일](30) 마라도는
[디카시가 있는 목요일](30) 마라도는
  • 구수영
  • news@newslinejeju.com
  • 승인 2021.06.24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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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철 시인

■ 극순간의 예술 디카시 감상


                    마라도는

         늦은 점심상을 차리는 해가
    기름붓 칠한 후라이팬에 올려놓은
                학꽁치 한 마리

        망둥어는 제발 튀지 마라도

                    _ 이인철

   

이인철 시인
▲ 이인철 시인 ⓒ뉴스라인제주

     <이인철 시인>

시사모, 한국디카시인모임 동인
계간 [시와편견]으로 등단
동인지 '초록의 뒷면을 지나' 등 다수 공저
 


 

구수영 시인
▲ 구수영 시인 ⓒ뉴스라인제주

디카시는 언어예술이면서 언어 너머의 시를 지향합니다. 그래서 디카시에서 사진을 가리켜 
'시를 찍는다'라고 합니다.(디카시를 말한다 이상옥 평론집 중에서) 

  오늘 소개해 드릴 디카시는 제주에 사는 이인철 시인의 '마라도는'입니다 .
송악 둘레길에서 만난 윤슬이 눈부신 한낮의 바다 위 섬을 시인은 불판 위에 놓인 학꽁치라고 언술 합니다. 실제 불판 위에 놓인 학꽁치를
상상해보십시오.
그걸 먹으려고 기다리는 사람이야 침이 고일수 있겠지만 불판 위 학꽁치 입장은 무엇을 상상해도 그 이상 일 것입니다.

시작 노트에서 시인은 마라도를 바라보며 독도를 불러냅니다. 우리에게는 늘 아픈 섬입니다. 독도가 가진 역사가 곧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와
직결되어 있으니 말입니다. 올림픽을 앞두고 또 독도를 자국 영토라고 망둥어처럼 호도하는 일본의 몰염치와 교활함을 떠올리며 시인은 뜨거운 불판
위에 놓인 학꽁치와 독도와 마라도를 중첩시켜 두고' 망둥어는 뛰지 마라도'라고 마무리했습니다.
이것이 언어너머의 시를 지향하는 디카시가 주는 카타르시스가 아닐까요?

  저는 '섬 '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프랑스 작가 장그르니에(Jean Grenier1878-1971)
입니다. 섬이라는 유명한 에세이를 썼지요. 

'바다 위를 하염없이 떠도는 꽃들이여 /거의 잊어버리고 있을 쯤에야 나타나는 꽃들이여 /해조들이여, 시체들이여 잠든 갈매기들이여/ 뱃머리에서
떨어져 나오는 그대들이여 /아, 나의 행운의 섬들이여! 아침의 충격들이여 / 저녁의 희망들이여, -략-('섬 ' 중 행운의 섬에서 발췌)

  마라도도 독도도 우리의 바다위에 핀 꽃입니다 우리가 지켜야 할 터전이며 아껴야 할 애인입니다. 
오늘 디카시를 통해 국토 사랑에 대해 새삼 새겨봅니다. 
제발 망둥어는 뛰지 마라도!

(글 구수영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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