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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신의 벌랑포구](16) 별도봉 달맞이꽃
[김항신의 벌랑포구](16) 별도봉 달맞이꽃
  • 김항신
  • news@newslinejeju.com
  • 승인 2021.06.21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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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전형 시인

별도봉 달맞이꽃
 

양전형

 

누군가 떠난 뱃길
제주 앞바다
길을 지운 수평선을 보다가

낮이 밤을 지우고
밤이 낮을 지우고
하루가 하루를 지우는 사이
노란 가슴 부풀다 터졌네 

사랑 지우개는 깊은 잠인데
달빛 가득 내린 이슥한 밤
막막한 그리움이 잠마저 지우네
 

<한국문연> 2014   

 

양전형 시인
▲ 양전형 시인 ⓒ뉴스라인제주

<시인 약력 >

제주시 오라동 출생

•1994년 《한라산문학》으로 작품활동, 1996년 시집 《사랑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 발표
•시집 《꽃도 웁니다》, 《게무로사 못살리카》, 《동사형 그리움》, 《허천바레당푸더진다》, 《도두봉 달꽃》,
《나는 둘이다》, 《길에 사는 민들레》, 《하늘레기》, 《바람아 사랑밭 가자》《제주어 용레 사전》《글메》 등
•제5회제주문학상 수상, 시집 《허천바레당푸더진다》가 2015년 제주시one city one book으로 선정
그 외 다수.

•(사)제주어보전회 이사장 역임

 

김항신 시인
▲ 김항신 시인 ⓒ뉴스라인제주

'게무로사 못 살리카'

허투루 보낼 것 없이 모두가 소중한 언어들이 나를 붙잡고 있던중에 ' 동사형 그리움'이 나를 쳐다보라는 중에 '꽃도 웁니다'고 톡톡 바라봅니다.

선생님의 '시'를 바라보다 보면

애련(哀憐)한 시구들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보다 더 많은 시들이 가곡과 제주어 노래로 만들어어져 있을것은 여지없을 것이라 생각하며

이 중에 선생님의 시 두 편을 소개해 봅니다.
 

2014년 9월, ' 별도봉 달맞이꽃 '양전형 시/정부기 곡/ 서울바로크 싱어즈/제 15회 서울 창작 합창단/ 이 /가곡으로 선정되어 불리고 있으며,
 

2005년 음반 제작된< 이종록 창작 가곡집 제12집>에 실린

' 제주섬에 한 오십년 살아보리라' 가 선율을타고 널리 퍼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는 이 시를 읽다가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2018년도

서울행 기내에서 선생님 시집을 손에 잡고 읽다가 고히 접어두었던 것이라고 해야 맞을 것 같습니다.
 

소녀적 저의 마당에도 '달맞이 꽃' 이 있었답니다.

여름밤이면 마당에 어머니가 멍석을 깔아주면 동생과 나란히 누워서 '별' 하나 '나'하나 를 헤아리다가 저 별은 아버지 별

저 별은 아시* 별 하다가 숙제가 생각나면 '멍석과 벗이되어'를 읊어보다가 이용복 가수가부르는 '달맞이 꽃'을 합창하며

'달맛이 꽃'을 쳐다보면 꼭 저희 자매를 보는 것 같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었던

외로우면서도 밤에만 피어나는 고고한 자태가 좋았었던 기억들 되뇌어 보면서 나도 한 번 '달맞이 꽃' 에 시,를 부여해 보리라, 하던 마음을 안고 덮어두었던 선생님의 시집,  이렇게 다시한번 펼쳐봅니다.
 

날씨는 덥고 잠 못 이루는 밤
달맞이 꽃은 별도봉에서 누군가 떠난 뱃길 지워진 앞바다를 쳐다보면서
 

낮이 밤을 지우고
밤이 낮을지우듯
하루가 하루를 지우다보니
노란 순정의 가슴은 부풀대로 부풀어 터져버리고

사랑님 눈 쫓던  지우개는 아직 멀기도 멀어 잠만 지우고 떠나는
당신, ' 별도봉 달맞이 꽃'

그대! 잘 있나요.
 

- 선생님의 시 한편 소개

​서시(序詩)​

내 그림자는 나의 빛이다​

내 그림자는/ 문득문득 솟구치는 생각을 좇아/쏘다니기를 좋아한다/가끔, 보이는 꽃과 함께 피고 지기도 한다/내 그림자는/제주 앞바다 파도소리와 친하고/한라산에 잠시 앉은 구름을/ 반기며/밤하늘 적막소리와 대화하기를 좋아한다/나와 똑같이 술잔을 들면서도/내 그림자는/

어둠과 밤안개 새벽이슬 속에서/

나를 부축하고 일으켜 세운다/

나보다 더 나를 잘 안다/가장 중요한 건/무작정 나를/ 좋아한다는 것/내 그림자는 나의 희망이며 빛이다​

2018년 늦은 봄 /양전형


*제주어 세번째 시집《굴메》에 수록됨
*굴메=그림자(제주어)
 

[글 김항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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