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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가 있는 목요일](28) 밑그림
[디카시가 있는 목요일](28) 밑그림
  • 구수영
  • news@newslinejeju.com
  • 승인 2021.06.10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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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실 시인

■ 극순간의 예술 디카시 감상 

                   밑그림 

     안정된 구도에 섬세한 선 
  불모지를 파라다이스로 가꾸는
첫 작업 
     파릇파릇 새움은 돋고 

              _ 이준실
 

이준실 시인
▲ 이준실 시인 ⓒ뉴스라인제주

<이준실 시인>

한국디카시인모임  회원
중국 조선어문 교사 재직중
문학시선 등단

 

구수영 시인
▲ 구수영 시인 ⓒ뉴스라인제주

담쟁이넝쿨은 담을 기어오르며 산다고 그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담쟁이가 기어오르는 곳은 담 뿐이 아니지요. 나무나 시멘트 벽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제 터를 만들어 버리지요 줄기에 빨판같은 뿌리가 있는 까닭이지요. 대개 식물의 뿌리는 중력과 같은 방향인 땅속에서 자라고
줄기는 중력과 반대 인 위로 자라는 법인데
담쟁이는 이 법을 따르지 않습니다. 

도종환 시인이 노래한 '담쟁이' 시의 
첫 연을 보면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략 

빈 공간이 있는 곳은 상하 좌우를 가리지 않고 
뻗어나가 턱이나 방해 물체가 있으면 포기하지 않고 그것조차 다 덮어 버리는 놀라운 생명력 
요즘은 일부러 담쟁이를 심어 건물의 인테리어는 물론 복사열까지 낮춘다 하니 그야말로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입니다. 
옛 조상 중에는 소나무를 군자에 비교했다면 
담쟁이를 소인배라고도 했다니 그것 또한 아무 곳에나 잘 붙어 자라는 특징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오늘 시인은 담쟁이 줄기가 얼기설기 벽돌 위에 뻗어있는 모습을 보며 노래합니다.

'안정된 구도에 섬세한 선 
불모지를 파라다이스로 가꾸는 
첫 작업
파릇파릇 새움은 돋고' 

아무리 웅장한 건축물이나 숲이라도 첫 작업이 반드시 있지요 
첫 작업이 어떠냐에 따라 결과물은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그래서 밑그림이 중요하지요 
디카시로 만나는 담쟁이가 그린 밑그림 
아직은 이파리가 드문드문 나 있지만 곧 
풍성해지겠지요. 시인의 언술처럼 곧 
파라다이스가 되겠지요. 
6월도 중순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여름이 온 것 같습니다 아마 저 밑그림을 그린 담쟁이는 이미 푸른 벽을 만들어 놓았을 겁니다. 푸르게 시원하게 늘어진 담쟁이
생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글 구수영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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