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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신의 벌랑포구 ](14) 한림카페
[김항신의 벌랑포구 ](14) 한림카페
  • 김항신
  • news@newslinejeju.com
  • 승인 2021.06.07 0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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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운 시인

한림카페
 

홍성운
 

비양도가 통째로 창문에 와 걸리고

백사장 잔물결이 이내 따라온다

오래전 가동이 멈춘 한림 전분공장

한때는 헉헉댔을 오십 마력 원동기

영국산 마크가 아직도 선명하다

마대 속 햇고구마들 그 내음 풋풋했을

외벽도 그대로다 회칠한 제주 돌담

누군들 여기에 와 사랑 얻지 못할까

그러게 잊혔던 사랑, 봄바람에 아리다
 

-《버릴까》(푸른 사상사 ) 2019
 

홍성운 시인
▲ 홍성운 시인 ⓒ뉴스라인제주

<홍성운 시인>

1959년 제주 애월 출생.

공주사대를 졸업하고, 199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당선.

시조시집으로《숨은 꽃을 찾아서》《오래된 숯가마》,

우리 시대 현대시조 100 인선 시조집《상수리나무 꿈》, 시화집《마라도 쇠북소리》등이 있다.

2000년 중앙시조 대상 신인상 수상.

한국작가회의, 오늘의 시조시인회의, 역류 동인 등으로 활동.
 

김항신 시인
▲ 김항신 시인 ⓒ뉴스라인제주

오십 마력이면 한창 헉헉댔을 시기가 딱 맞는 것 같습니다.

제주 애월 태생이기에 육지 뭍으로 유학을 떠나 공부하면서
 

고향이 그리울 때면 간간히 비양도가 한눈에 바라보이는 애월 한림
 

항으로 오고 가던 봉성리 사람, 어
 

찌 그 길 닿을 때마다 가슴에 묻

어나는 사랑 없었겠나, 생각해 봅니다.
 

지금은 저의 집 어느 근처에서 머물며 같은 마음의 길을 함께 걸어가는 홍성운 시인님, 보내주신  시집 보면서 같은 공간에서
 

숨 고르며 살고 있다는 게 내심 반가웠습니다.

직접적으로 뵙지는 못했지만 프로필 사진을 보면서 그리고 서정
 

성이 살아있는 선생님의 시, 들을 보면서 전혀 낯설지 않은

그런 마음이라 할까요.
 

한림카페, 누구나 한 번쯤은 꼭
 

거쳐 가던 곳, 카페에 들어서면
 

비양도가 한눈에 들어와 꼭 한 번
 

가고 싶어 동경하던 곳이기도 했지요.

 

결국 혼자서가 아닌 코 흘리게 동창들과 이제는 어엿한 사랑이 여물어 황금길 걸어가는 벗들과 50주년 기념으로 탐방하던 비양도가 지척에 보이는 한림항 포구

지금도 주정 가루 풀풀 날리며 장정들이 불끈거리고, 크레인 이 떡 하니 불끈거리기도 하는 곳, 다시 어디로 팔려가는 싱싱한 무단들이 올망졸망 기다리며
 

숨 고르는 한림 항구, 잠시 한림 카페 머물다

달달한 카푸치노 한잔에 녹아보는 시간, 누군들 여기와 사랑 얻지 못하겠습니까.
 

그렇게 머물다 간 사랑  짠내음에
 

스미듯 ~아린 이 기분, 코로나

가 이 유정한 카페에 숨죽여
 

눈치 볼 지언정 그 사랑의 힘은 우

짜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며 지금도
 

한림카페 의 달달한 커피 한 잔 바다향 기에 실어  홍성운 시인의 '버릴까' 시향에 젖어봅니다.

[글 김항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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