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에서
정윤천
처음 오르는 길에서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두 번째 오르는 길에도 말 한마디 걸어주지 않았다
세 번째 오르는 길에서야 바람 한 줄기 얻어맞았다
네 번째 오르는 길에 다리 한쪽 접찔러주었다
마른자리에서나, 방 안에서나, 수음 버릇처럼 시 쓰다
온 작자, 네 글은 너무 작다고, 하다못해 저기 깨어진 기
왓장, 돌멩이 하나에도 어려 있을, 역사 될 노래 쥐뿔도
멀었다고, 크고도 희게 벗은 몸으로, 한 나라의 가장 마 지막까지의 山陰 하나여, 높고도 고요하다.
<구석> 실천문학 2007
정윤천 시인
1990년 무등일보 신춘문예로 당선,
1991년《실천문학》신인상으로 작품활동.
시집 《생각만 들어도 따습던 마을의 이름》《흰 길이 떠올랐다》《탱자꽃에 비기어 대답하리》《구석》《발해로 가는 저녁》시화집 《십 만년의 사랑》등이 있으며, 현재 전남 화순에서 '첫눈 카페' 운영중.
한라산문학 시, 합평회 하던 날이었습니다.
2007년도에 발간된 시집이지만
그래도 읽어보라며 갖고온 시집, 정윤천시인에 대해서 알고 싶었습니다.
잠시 이곳 제주에서 머물던 시인 이었던 사람, 구수한 토장국처럼 주저리 주저리 말하듯, 삶의 정서를 토해내듯, 어느 독자가 읽어도 쉽게 와닿는, 미사여구도없이 마음을 열어 기지개 켜듯이 보여준 시집 한 권,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한라산에서 살다가 지리산에서 살다가 지금은 화순에서 '첫눈 카페'를 운영하는 정윤천 시인,
'한라산에서'의 '삶'의 반석을 토대로 지금의 황금빛 인생을 구축한 시인,
첫 번째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았어도
두 번째는 말 한마디 걸어주지 않아도
세 번째야 바람 한 줄기에 슬쩍 얻어 맞기도 했지만
네 번째 오르는 길에야 한 쪽 다리 접찔러주었던 세월,
어찌 그대만 그런 세월이 겠습니까 만
겁도 없이 덤벼들어 이렇게 쓰고있는 필자 또한 설레이는 마음으로 애환과 슬픔들 토장처럼 구수하고 맛깔스런 그 만의 잣대로 잠을 자다가 시,를 읽다가 쓰고 짓고 하며 항구로 보내보지만
처음 실어내는 배는 별이 반짝반짝 인사를합디다.
두 번째 실어내는 배는 주저거려집디다.
세 번째 부터 '벌랑포구 '가 인사하며 실어 내는디 순항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사랑실어 나릅디다.
언젠가 쥐구멍에 볕들날 있듯
참깨 가 열려있는 마음은 통하게 되어있듯, 그렇게 나를 것입니다.
정윤천 시인님! '한라산에서'의 인연, 반가웠습니다 .
얼른 다음 시집 펼치고 싶습니다.
오늘처럼 이렇게 ~
[글 김항신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