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 시인
몸 파는 여자
김영란
서울 삼춘, 오천 원 마씸! 한 봉다리 상 갑써!
눈도 멀고 마음도 멀고 아롱지는 물빛 햇빛, 타임머신
타고 온 듯 가파도 초행길, 꿈인가 생시인가 설렘 싹 도려
내는, " 몸 삽써 단돈 오천 원 " 이건 또 뭔 말인가
미궁으로 빠진 건가 환상의 섬이란 말 이래서 나온 건가
대놓고 몸 사리니 그것도 달랑 오천 원에, 가파도 오팔팔
인가 태연한 저 자태 나와 눈이 마주치자 나긋나긋 외쳐
댄다 " 맘 삽써 오천 원 서울삼춘
맘 삽써" 태생적 그리움을
몸 안에 가둔 채 몸과 맘 줄 이
없어 애타게도 기다렸나
단돈 만 원에 몸과 맘을 다 판다니
은근한 원초적 본능 모자반 봉지 쑥 내민다
《몸파는 여자》고요아침,
2019
<김영란 시인>
제주 출생
201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가람시조문학상 신인상.
오늘의시조 시인상 수상.
시조집《꽃들의 수사》외
"몸 파는 여자"
색깔이 참 쌕시 하다.
제주도 사름 몸삽서~외치고
겡상도 싸람은 몸 사~이소 ! 외친다.
도야지 적잡뼈 푹 삶은 국물에
바다향 듬뿍하게 풍겨오는
단돈 만 원어치 몸과 맘 값이 참말 푸근허다.
[글 김항신시인]
<저작권자 © 뉴스라인제주(http://www.newslinejeju.com)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