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6 22:59 (화)
[삼국지(三國志)](168) 조조의 대노(大怒)
[삼국지(三國志)](168) 조조의 대노(大怒)
  •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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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4.16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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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유표 사후 형주에서는 유표의 사체 앞에서  당년 열네 살인 둘째 아들 유종과 미망인 채씨 부인, 상장군 채모가 향후 대책을 의논하고 있었다. 그 자리에서 채모가 먼저 입을 연다.
"누님, 주공의 유언대로 유종 공자를 형주의 주인으로 모십시다."
하고, 없는 유언을 지어내어 말했다. 그러자 시립해 있던 문무 백관이 채모와 동시에 무릅을 꿇으며,
"소주공께 충성을 맹세합니다 !"
하고, 일동이 한 소리로 외치었다.

유종이 뒤로 돌아서며 말한다.
"외삼촌, 아버님이 돌아가시자마자 조조가 쳐들어 왔습니다. 우린 어떡하죠 ?"
그러자 채모는 일단 한숨부터 내쉰다.
그리고 이어서,
"소주공은 조조에 비해서 재주와 지략은 어떻다고 생각하십니까 ?"
하고, 물었다. 
"하늘과 땅차이죠."
유종은 낙심 천만한 소리로 대답하였다. 그러자 채모는 다시 묻는다.
"그럼 형주군은 조조군에 비해 전력이 어떻다고 보십니까 ?"
"역시 부족하겠죠. 조조군은 수 많은 전쟁을 통해서 전력이 다듬어진 것에 비해,
우리 형주군은 아버님의 집권기간 내내 이렇다할 전투 경험이 없었으니 전력면에서야 조조군이 훨씬 우세하겠죠."

"소주공, 영명하십니다. 우리는 조조에게 투항해야만 형주의 평안을 지킬 수 있습니다. 전쟁을 하는 순간 우리는 패망할 것이며 형주의 백성들은 물론 소주공의 목숨까지도 ...   더는 말씀 못 드리겠습니다."
형주의 상장군 채모는 공격해 오는 조조와 싸워볼 생각은 애초부터 없는 듯이 항복을 먼저 말한다.

그러자 유종이,
"유씨 집안의 백 년 가업을 송두리째 조조에게 바치란 말입니까 ?"
하고, 반론을 펴 보았으나, 오히려 채모는 당연하다는 듯이,
"조조가 아니라 조정에 바치는 겁니다. 한나라는 유씨 천하가 아닙니까 ? 
조조는 조정의 승상일 뿐, 소주공의 혈족인 천자께서 진정한 천하의 주인이시죠."
하고, 원론적인 대답만 할 뿐이었다.
그러자 유종은 모친에게 물었다.
"어머니, 어찌할까요 ?"

채씨 부인은 한숨을 한번 내쉬고,
"채모, 항복의 조건이 있다. 조정에 항복을 해도 유종은 형주 자사로 남아야 해,
내 아들이 대대로 형주 9군을 지휘해야 한다."
하고, 말했다.
그러자 채모는 두 손을 맞잡아 올리며,
"소주공, 부인 ! 이미 닷새 전에 우리의 뜻을 승상께 아뢰었습니다."
하고, 당연한 일이라는 듯이 대답하였다. 그러자 채씨 부인이,
"승상이 뭐라하던가 ?"
하고,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승상이 제 얼굴을 보고 직접 맹세하셨습니다. 주공의 뒤를 이어, 소주공이 형주 9군을 계속 통치하도록 모든 편의를 제공하겠다고요. "
채씨 부인은 채모의 말을 듣고,
"됐군, 그렇다면 우린 조정에 귀순토록 하자. 이런 우리의 뜻을 어서 조승상에게 알려라."
하고, 유종을 한번 쳐다 본 뒤에 말하였다.  

다음 날, 조조는 전투마차를 타고 형주성 앞에 다달았다.
무혈 입성을 앞두고 조조의 기분은 매우 흡족하였다.
더구나 성문 앞에는 유종이 형주 자사 인장함을 가지고 조조가 입성하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닌가 ?

조조가 성문 앞에 깔아 놓은 양탄자를 밟고 유종앞으로 걸어 들어가자, 좌우로 도열한 형주의 문무 백관들이 동시에 무릅을 꿇어 항복의 예를 표해 보인다.

이윽고 조조와 그 수행원들이 유종 앞에 이르자 유종은 조조에게 인장함을 두 손으로 들어 올려 보이며, 무릅을 꿇었다. 
"신 유종, 형주 백성, 관원과 함께 조정에 귀순하오니, 형주목 관인을 받아 주소서 !"
하고, 큰소리로 고하니, 형주의 문무 백관들 일동이 동시에 절을 하면서 복창한다.
"받아 주소서 !"

조조가 유종이 받들어 올린 형주목 관인을 받아, 아들 조비에게 건네주고 근엄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천자의 조서를 받들어 유종을 형주 자사 및 양양후로 봉하노니, 대대로 세습하여 영원히 형주 9군을 다스리도록 하라 !"
하고, 말하니, 형주의 문무 백관들은 꿇어 엎드린 자세에서 양 팔을 치켜들며,

"만세, 만세, 만만세 ! "
"만세, 만세, 만만세 !" 
를 외치었다. 이에 유종도 <만세>를 외치며 조조에게 큰 절을 올리자.
"됐다 !"
하고, 만족감을 표시한 조조는 조비 손에 들려있던 형주목 관인을 다시 옮겨 들고,
"유종은 관인을 받으라."
하고, 명하였다.  유종은 미소를 머금고 관인을 받아 감사의 예를 표하자, 조조는 그때서야,
"허허허허 !"
하고, 소리내어 웃으며 형주성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형주성 안에 들어 앉은 조조에게 사모관대(紗帽冠帶)를 차려 입은 채모가 알현을 했다.
채모는 양 팔을 벌리고 종종 걸음으로 조조의 앞으로 <쪼르르> 달려와, 바닥에 엎드려 머리를 조아리며, 큰소리로 인사를 여쭈었다.

"형주 상장군 채모가 승상을 뵈옵니다."
그러자 조조가 만족스러운 미소를 보이며,

"채모, 큰 공을 세웠으니 그대를 상장군에 봉하고, 또 그대는 오랫동안 수군을 이끌어 수전에 능하니, 
진남후 수군 대도독(鎭南侯 水軍 大都督)
으로 임명하겠소.
뿐만 아니라 형주에 주둔중인 수군은 물론이고, 내 휘하의 18만 수군을 넘겨 줄 테니, 36만 대군을  모두 그대가 맡아 주시오.

앞으로 강령에 주둔하며 수군을 철저히 훈련시켜 계속해서 공을 세우기 바라오."
하고, 말을 하니, 채모가 감격해 하며 머리를 조아리며 외친다.
"승상의 은혜가 하해와 같습니다. 감히 명을 받들겠습니다 !"

채모는 다시 한번 양 팔을 크게 벌려 올리며
두 손을 모은 뒤에  엎드려 큰 절을 해보이고,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종종 걸음을 치면서 <조르르> 물러간다.
그러자 이런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던 순욱이 채모가 사라지자 조조에게 돌아서며,

"승상 ! 채모는 배신자에 아첨꾼 입니다. 제후에 봉하면 족한 것을 어찌 수군 대도독이라는 중책까지 맡기십니까 ?"
순욱은 조조의 명령이 부당함을 역설하였다. 그러자 조조는,

"그의 사람 됨은 내가 모르는 바가 아니오. 그렇지만 우리 다음 목표가 바로 강동이 아닌가 ?
우리 보병과 기병은 천하 무적이나,
주유의  보병과 기병도 우리 못지 않게 뛰어나다는 게 문제지,
더구나 강동의 수군은 우리를 능가하고도 남는 천하의 무적이오. 
그러니 우리가 강동을 취하려면 수전에 능한 채모의 재능을 최대한  이용하자는 것이지. "
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이에 순욱은 두 손을 모아 예를 표하면서 대답한다.
"영명하신 처사이옵니다."

순욱이 치사를 하고 자리로 들어가자, 이어 허저가 중앙으로 나와 큰 소리로 부름한다.
"형주 자사 유종은 승상을 알현하시오 ! "
그 소리가 끝나자  유표의 둘째 아들 유종이 달려 들어와 허리를 숙이며,
"승상께 인사 올리옵니다."
하고, 절을 하였다. 그러자 조조는 근엄한 얼굴로 물었다.
"유종, 지금 형주엔 군사가 얼마나 있는가 ?"
유종이 허리를 한번 더 굽히며,

"아뢰옵니다. 기병 5만, 보병 10만, 수군 18만으로 총 33만이며 강하에 비축된 군량으로  일년은 문제 없습니다."
하고, 천진난만한 소년의 음성으로 아뢰었다.

그러자 갑자기 조조가 큰 소리로 야단을 쳤다.
"병마가 그렇게나 많으면서 한번 싸워보지도 않고, 어찌 이렇게 투항한 것인가 ! 엉 ? "

조조의 호통은 열네 살 된 유종이 감당하기 힘든 것이었다. 그리하여 놀란 토끼눈이 되어 말을 못 하고 있는데,
조조의 호통이 이어진다.
"정말 한심한 일이군 !
그 십분의 일도 안 되는 병사를 가지고  유비는 목숨을 걸고 대항하고 있는데,...
아 ! 왜 투항했는지 알 것 같구만 !...
채모가 강요한 것이지 ? 아닌가 ?"
조조의 힐난은 지독하였다. 이렇게 말한 조조는 유종의 대답을 기다리며 <빤히> 쳐다보았다.

그러자 조조의 호통소리에 당황한 유종이,
"그렇습니다. 채모가 말하길 일단 전쟁이 시작되면 영토는 물론이고  제 목숨도..."

"그래 ? ... 그러나  채모 말은 신경쓰지 말게, 자기 살자고  주인을 배반한 한심한 놈이니까, 지독한 놈, 오로지 자기 자신의 부귀영화를 위해 꺼리김 없이 형주를 바치다니..."
조조는 이제까지와는 다른, 설득하는 어조로 말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더욱 낮은 목소리로 달래 듯이,
"유종 !...아무래도 자네는 형주에 계속 남아 있는 것은 위험할 것 같아,
채모 그놈이 조만간 자네를 해치려 들 것이야."

조조는 유종에게 손가락질까지 해보이면서 말한다.  그러면서,
"안 그럴까 ? 한번 배신한 놈은 두번은 못 할까, 세번 ! ... 아니, 그 이상도 할 수 있지 ! "
하고, 손가락까지 펴보이면서  말한다.
그러자  당황한 유종이,
"그럼, 어쩌지요 ?"
하고, 조조의 대답에 큰 기대를 가지고 물었다. 그러자 조조는 상대방을 안심시키는 어조로,

"괜찮네, 내가 보호해 줄 것이니, 전혀 걱정할 거 없어...
이렇게 하지, 내가 지금 바로 마차를 내어 줄 것이니, 어머니를 모시고 함께 허창으로 가게.  그래서 한나라의 천자와 같은 황궁에 머물도록 하게.
같은 유씨이고 , 한나라 황실의 자손이니 함께 살면 얼마나 좋겠나 ?  으흐흐흐흐 !..."
하고 ,말하면서  웃어 보이기 까지 하였다. 그러자 유종이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한 어조로,

"승상 ! 절 연금하려는 겁니까 ?  영원히 형주 자사를 시켜 주신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  승상 ! 명을 거두어 주십시오 !"
유종은 조조 앞에 무릅을 꿇어 보이면서 통사정을 하였다.
"그렇지 ! 영원히 형주 자사를 시켜 준다고 했지. 그런데 그런 일은 궁에서도 할 수 있지 않은가 ? 
궁에 가만히 들어 앉아 명만 내리면 얼마든지 다스릴 수 있을 거야, 굳이 형주에서가 아니더라도 말야, 아니그런가 ?
그리고 말야, 형주의 관인은 자네가 갖게.
그건 영원히 자네의 것이야 !  알겠나 ?  응 ?"
조조는 그야말로 유종을 앞에 두고 뺨치고 얼렀다. 그러자 유종이 울상이 되어,
"승상 ! 승상 !...명을 거두어 주십시오 !..."
하고,
통사정을 했지만 허저가 중간에 썩 나서며,

"유 자사 !  그만 물러가시죠 !"
하고, 손을 밖으로 쳐들며 위협적인 언사를 내뱉는다.
유종은 쫒겨나가다시피 자리를 물러났다. 유종이 물러나가자 조조는 만족한 웃음을 웃어보였다.
"으 흐흐흐흐 !...."

그 순간, 장군 조인을 필두로 장요, 서황 등의 장군들이 알현을 위해 들어 온다.
세 장군들은 전투중에 돌아왔는지 행색이 초최하기 이를 데가 없었다.
조조가 미간을 찡그리고 아무런 말도 없이 이들의 거동을 바라 보았다.
조인이 예를 표하며 말한다.
"승상, 저희가  유비의 신야성을 함락시켰고, 유비는 놀라 달아났습니다. "
하고, 왠지 맥빠진 소리로 보고를 하는 것이아닌가 ?

그러자 조조는 의외라는 듯이,
"그런 희소식을 전하면서 어째서 다들 넋이 나간 것 같은 모습인가 ?"
하고, 물었다. 그러자 조인이 더욱 면구스런 모습으로 두 손을 올리며,
"승상, 신야성에 입성한 후 저녁을 준비하던 중에 ...제갈양이 화전(火戰)을 펼쳐...
갑자기 불화살이 날아왔습니다.
불길이 크게 일어나 황급히 성을 빠져 나와야 했습니다.
이어 박릉도에서 물에 휩쓸렸는데 관우, 조운, 장비가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나 공격을 해 오는 바람에 우리 군은 분투끝에 겨우 격퇴시켰습니다...."
하고, 보고를 하였다.
그러나 적을 격퇴시켰다는 조인의 태도가 몹시 수상쩍게 보인 조조가 핏대를 올리며 힐난하듯이 소리를 높였다.

"그래서 어떻게 됐다는 건가 ?
대체 군사를 얼마나 잃은 거야  ?"
조인이 야단을 듣고, 조조의 눈치를 살피며, 목구멍으로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우물쭈물 대답한다.
"대략 ... 사,오만 정도는 ..."
"오만 이라는 거군 ! 유비는 ?"
조조의 질문과 눈이 매서워졌다. 조인은 고양이 앞에 쥐처럼 감히 고개를 들어 조조를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입을 열어 말한다.
"강하로 도주했습니다."
하고, 유비를 붙잡지 못한 면구스러움을 행동으로 표해 보였다.
그러자 조조가 대노한다.
"강하라구 ? "
조조는 한심하다는 듯이 양팔을 벌리고 천정을 쳐다보며 말을 끊었다가,
"맙소사 !  강하에는 유기가 주둔해 있고, 형주의 군량 대부분도 그곳에 있다 !
공명이 누구냐 ? 군량만 있으면 당장이라도 10만 군사를 키워 낼 자야 ! ..."
조조의 극도로 흥분한 소리가 천정을 찌렁찌렁 울렸다.
그러자 장요가 예를 표하며 나선다.

"승상, 아룁니다 !  보고에 따르면 유비가 강하로 갈 때 20만에 가까운 신야성 백성들을 모두 데리고 떠났다고 하니, 하루에 삼,사십 리 이상 가기는 어려울 겁니다. "

조조가 그 말을 듣고, 장요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흥분한다.
"그런걸 지금 말 한단 말인가 ?  순욱 !"
"네 !"
조조는 보고를 듣다 말고, 순욱을 부른다.
"여기서 강하까지 삼백 리쯤 되나 ?"

"삼백육십오 리쯤 됩니다. 철기병을 보내시면 사흘 이내로 따라 잡을 수가 있습니다."
순욱이 즉각 보고하였다.
그러자 조인이 나선다.

"승상 !  신에게 맡겨주십시오 !"
하고, 자원을 하였다.
그러자 조조는 팔을 들어 외친다.

"됐다 !  천재일우의 좋은 기회이니, 내, 친히 나설 것이야 ! 
명한다 !  부대로 복귀하여 철기병 오천을 선발하여 날 따르라 ! "

" 내 이번에는 반드시 유비를 제거하여 후환을 없앨 것이다 !"
대노(大怒)하는 조조의 음성은 온 방안을 찌렁찌렁 울렸다.


                ※ 삼국지(펌해서) 올려드리고 있사오니 재미있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다음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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