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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三國志)](167) 참다운 군주의 모습
[삼국지(三國志)](167) 참다운 군주의 모습
  • 온라인뉴스팀
  • jeju@newslinejeju.com
  • 승인 2021.04.14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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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은 날 버려도 되지만, 나는 백성을 버리지 않는다"

유비가 조운과 함께 신야로 급히 돌아오자 군사 공명이 성문 밖까지 마중을 나왔다.

"주공, 무시히 오셔서 다행입니다."
공명은 유비가 말에서 내리자 다가와서 말한다. 그리고 이어서,
"두 시각 전에 조조가 번성을 공격했습니다. 패잔병들은 이미 신야로 들어왔고,
내일이면 적들이 신야까지 몰려올 겁니다."
하고, 말한다.
그러자 유비는 한숨을 내쉬며,
"하 !... 번성을 그렇게 빨리 잃었단 말이오 ?"
하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반문하였다. 그러자 공명은 사태를 냉철히 보는 어조로,
"그렇습니다.
조조의 50만 대군이 이렇게 빨리 진군하는 건 신야가 목표가 아니라 형주를 빼앗으려는 속셈이 분명합니다. 또 그들이 새로운 공성병기(攻城兵器)를 많이 가져왔으니, 그들이 공격해 오면 우리의 힘 만으로는 신야를 지킬 수 없습니다."
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유비가 즉각 반문한다.
"어쩌면 좋겠소 ?"

공명이 유비 앞으로 한 발 다가서며
나직한 소리로 묻는다.
"주공, 유표가 형주를 넘기지 않았습니까 ?"
그러자 유비는 고개를 끄덕여 보이면서,

"형주를 맡아 달라고 부탁했지만 거절했소. 다만 유기가 형주의 주인이 되면 성심으로 보필해 주겠다고 했소."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공명 역시 예상한 일 이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 보이면서,

"역시 그럴 줄 알았습니다."
하고, 실망스러운 대답을 하였다.
유비는 공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 한 것이 못내 미안하여 그자리를 떠나 성안으로 들어갔다.
신야성 백성들은 성문앞에서 부터 조조군의 공격 소식으로 어수선하였다.

"조조가 대군을 몰고 쳐들어 온데 !"
"얼른 도망쳐야 해 !"
백성들의 이런 어수선한 소리를 뒤로하고 유비는 성문을 굳게 잠그게 하고,
전군의 방어 태세를 점검하기 위해 성루로 올라갔다.
그곳에서 공명이 말한다.
"주공, 우리는 새로운 근거지가 필요합니다."
유비는 공명의 말 뜻을 단박에 알아차리고,
"아무리 그래도 형주를 취할 순 없소."
하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공명에게 다시 물었다.
"내 생각을 예상했다면 다른 대책도 준비했겠구려."

"물론입니다. 지금 곧 신야를 버리고 강하로 물러나십시오."
공명이 단적으로 말하자 유비가 발길을 <우뚝> 멈추고 공명을 바라본다.

"성을 버리라고 ?"
"네, 지금으로선 그 방법 밖에 없습니다. 유기가 강하에 있잖습니까.
강하는 성도 견고하고 군사와 군량도 많습니다.
게다가 유기는 우리와의 관계도 우호적이니 서로 손을 잡으면 조조는 물론 상황에 따라서는 채모와도 맞설 수 있습니다."

일촉즉발의 위기에서 나온 공명의 대책은 유비로서는 거부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유비는 고개를 잠시 하늘로 쳐들고 생각하는 듯 하다가,
"좋소, 신야를 버리고 강하로 가기로 합시다. 허나, 조조와 한 번도 싸워보지 않고 그냥 이렇게 떠나야 하는 거요 ?"
유비는 군사 공명의 무작정의 퇴각 대책이 안쓰러웠다. 그러자 공명이,
"걱정 마십시오.
지난번 하후돈은 화공으로 군사 절반을 잃어, 조조에게 크게 문책당했을 겁니다. 이번에는 조조에게 뜨거운 맛을 보여 줘야죠."
"좋소, 당장 실행하시오."
유비는 절망하는 가운데 공명의 자신있는 말에 용기를 내어 말했다.   
"네."

공명은 대답을 하고 나자, 즉시 수행하던 관우를 불렀다.
"관 장군 ! 군사 3천을 데리고 백하 상류에 매복하시오. 병사들에게 모래 포대를 주어 백하의 물을 막았다가,
내일 삼경에 하류에서 소란이 일어나거든 둑을 터뜨려 물을 일시에 흘려보내고  혼란에 싸인 적을 가차없이 치시오."

"갑자기 어디가서 강을 막을 만큼 많은 모래 포대를 구합니까 ?"
관우는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공명을 바라보았다.
"관 장군, 군사께서는 이미 닷새 전부터 준비를 시켜 두셨습니다. 포대는 충분히 만들어 남문 앞에 쌓아 두었으니 챙겨서 출정하십시오."

모사 간웅이 공명의 지시로 모래 포대를 미리 만들어 두었다는 말을 하였다. 그러자 관우는 공명의 선견지명에 놀라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존명 ! (명을 받듭니다.)"

관우가 명을 받고 자리를 떠나자 공명이 장비를 향해 말한다.
"장 장군 !"

"네 !"
"장군은 3천 군사로 박릉도에 매복하시오. 박릉도는 유속이 약하니 백하 상류에서 당한 조조군이 그리로 도망을 할 것이오. 장군은 기회를 봐서 적을 쳐부수시오." 
"존명 ! (네.)"

장비는 즉각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자리를 떠난다.
"조운 장군 !"
"네 !"

"장군은 병사 3천을 넷으로 나눠, 한 무리와 신야 동문에 매복하고 나머지는 서,남, 북문을 지키게 하고 적들이 몰려 나오면 그때 가차없이 공격하도록 하시오.
우리는 백성들을 소개 (疏開)시켜 공성작전(空城作戰)을 펼 것이오, 따라서 적들이 성에 들어오게 되면 군막 대신 민가에서 쉬게 될 것이오. 
민가의 초가 지붕에는 이미 유황과 초탄을 채워두었으니, 내일 저녁 조조군이 저녁밥을 지을 때, 궁수들에게 불화살을 쏘게 하여 초가 지붕에 불이 붙게하시오. 그래서 초가가 화염
에 휩싸이게 되면 초탄과 유황이 터지면서, 놀란 적들이 성밖으로 빠져나가려고 일시에 성문 앞으로 몰려 나올 것이오. 그때를 공격의 기회로 삼되, 잔당의 적들은 동문으로 나가게 하시오.

"존명 ! (그리합지요.)"
"관평, 유봉 !"
"네 !"
"그대들은 군사 2천 중 반은 홍기(紅旗), 반은 청기(靑旗)를 들게하여 신야성 밖 작미파에 매복하라. 
적들이 나타나면 홍기는 좌측,
청기는 우측으로 흔들면 조조는 의심이 들어 백하 방향으로 후퇴할 것이니, 그때 공격하여 적을 박릉도로 몰아라."

"네 !"  
"네 !"
명을 받은 관평과 유봉이 예를 표하며 물러간다. 그러자 이제까지 공명의 명을 지켜 보던 유비가 공명의 앞으로 다가 가서,

"군사의 용병술은 마치 연극 같구려.
볼거리가 많겠소."
하고, 만족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나 공명은 담담한 어조로,

"주공, 내일 조조군은 패퇴하겠지만,
우리가 도망칠 시간을 벌기위한 것일 뿐
50만 대군을 모두 물리칠 순 없지요. 그러니 신야를 버리고 속히 강하로 가야 합니다."
하고, 말한다.
그러자 유비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건 나도 아오."
하고 말하자, 모사 간웅이 입을 연다.

"주공, 곤란한 일이 있습니다. 내일 전투 이후, 신야는 폐허가 될 겁니다. 18만에 달하는 백성들은 어떡하면 좋죠 ?"

"그렇지 ? 아 !... 그래...
집을 다 태우면 백성들이 갈 곳이 없잖아 ! 그걸 미처 생각하지 못 했군 !"
유비는 새삼스럽게 깜짝 놀라는 모습이었다. 그러자 간웅이 말한다.

"그래서 사전에 군사께서 백성들에게 돈과 식량을 나눠 주며 다른 성으로 속히 피하라고 했습니다." 
유비가 그 말을 듣고 안도하며 공명을 바라보며 말한다.
"그래야지, 잘했소. 마땅히 그래야지." 
유비가 다소간 안심하고 돌아서려 하자, 간웅이 이어서 말한다.
"하지만 백성들이 싫답니다."

"응 ?"
"유 황숙이 가는 곳은 어디든지 따라가겠다고 합니다.
유 황숙만 따라가면 좋은 날이 온다면서요."
"하 !... 하 !.."
유비는 난감이 겹친 것이 기가막히다는 듯이 소리쳤다. 그리고 이어서,
"그래... 그래... 민심밖에 없구나.
방(榜)을 붙이게, 백성들과 함께 강하로 가겠네." 
하고, 차분한 어조로 말하였다. 그러자 공명이 그 말을 듣고, 상당히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주공 ! 백성들과 함께 갈 수는 없습니다. 강하까지는 280 리 입니다. 18만 백성들이 함께 간다면 하루에 30 리도 못 가지요. 조조의 철기군이 추격해 오면 불과 하룻만에 다 함께 죽게 될 것입니다."

유비는 그 소리를 듣자, 갑자기 얼굴의 결연한 빛이 떠돈다. 그리고,
"명을 받으라 !"
하고, 두 사람을 향하여 결정적인 단언을 내린다.
"백성들과 함께 간다. 백성들은 날 버리고 가도 되지만 나는 절대 백성들을 버리고 갈 순 없다."
"주공 !"
공명이 낙담하며 유비를 불렀다. 그러나 유비는,
"결심했으니 더는 말 마시오."
하고, 공명의 반론에 쐐기를 박는 것이었다.
"네...."

공명은 유비의 단언을 수용하는 자세를 취하면서, 그의 단언을 한번 더 새기었다.
(백성은 날 버려도 되지만 난 백성을 버리지 않는다...)
그러면서 공명은 속으로 감탄하였다.
(주공은 역시 명군이시구나.)


                 ※ 삼국지(펌해서) 올려드리고 있사오니 재미있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다음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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