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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三國志)](162) 공명의 출사(出仕)
[삼국지(三國志)](162) 공명의 출사(出仕)
  •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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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4.05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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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명은 이렇게 소리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흠흠 !> 하고 연기에 기침을 한 번 하더니,
늘 들고 다니는 화로선을 들어  방안을 몇번 휘젓고 나서, 문득 유비와 눈이 마주쳤다.
그러자 유비가 두 손을 올려 예를 표하며,
"신야의 유비가 와룡 선생을 뵈옵니다."
하고, 허리를 굽혀 공손히 인사를 하였다. 그러자 공명이,

"부끄럽습니다. 두 번이나 다녀가셨다는 데 뵙지를 못하고,
오늘 오실 때에는 영접도 못 하였으니,
용서를 해 주십시오."
하고, 마주 예를 표해 보이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헌데, 불은 어쩌다 난 것인지 모르겠군요."
하고, 한 마디 한다.

그 순간 밖에서 뛰어 들어온 장비의 고함 소리가 터져나온다.
"야 ! 제갈양, 잘 들어 !  우리 형님이
어떤 분인데 몇 번을 헛걸음하게 만들어, 엉 ? 넌 싸돌아 다니느라고 집을 비우고, 이제야 겨우 왔는가 싶었는데 돼지 모양 잠만 자, 엉 ? 덕분에 우리 형님께서 세 식경이나 기다리셨다.
참는 것도 한이 있지, 내가 참다 못해 불을 지른거야, 네놈 깨우려고 !"
하고, 삿대질 까지 하면서 소리쳤다.

"무엄하다 !"
유비가 장비를 꾸짖었다.  그리고 이어서 장비에게 손짓을 하며,
"어서 무릎꿇고 사죄드려 ! 그렇게나 당부했건만 이게 뭔가 ! 어서 !"
하고, 화가 동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공명이,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그 쪽이 장익덕이신가요 ? 과연, 충성스럽소.
진작 무너질  초가였는데 불까지 내어 태워주셨으니, 장군께 감사드리겠소."
하고, 태연스럽게 대답하는 것이 아닌가 ? 그러자 한편 머쓱하기도 했던 장비는,
"헤헤 ! 듣던 대로 말은 청상유수로구먼 ! "
하고,  대답하였다.

공명이 시선을 돌려,
관우를 보며 입을 열었다.
"이 분께서는 천자가 하사한 관직을 마다하고, 오관참장(五關斬將 : 관우가 유비를 만나기 위해 다섯개의 관문에서 여섯 명의 장수를 베고 탈출한 사건)을 하셨다는 관운장 이시군요. 곁에 있는데도 영웅의 기개가 느껴집니다그려."
하고, 말을 하면서 관우에게 손수 예를 표해 보이는 것이 아닌가 ?
"어.. 어 ! ..."

관우가 깜짝 놀라며,  황급히 공명을 향하여 마주 예를 표한다. 그러면서 점잖은 어조로,
"과찬이시오."
하고, 답례를 하였다.
이어서 공명이 소년에게 말한다.
"차를 준비하도록 하여라."
"예"

주객이 예의를 다하고 나자, 소년이 차를 날라온다.
공명이 차를 권하며 말한다.

"지난 겨울에 두고 가신 글을 보고, 장군께서 우민우국(憂民憂國)하시는 심정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만, 저의 생이 워낙 어리고 재주가 없어, 장군께서 찾아와 주신 뜻에 보답할 능력이 없어 부끄럽습니다."

"사마휘(司馬徽) 선생과 서원직(徐元直) 선생의 말씀이 어찌 헛된 말씀이겠습니까, 선생은 미천한 이 사람을 버리지 마시고 부디 가르침을 주십시오."
"그 분들은 학식이 높은 선비이지만,
저는 한낱 농부에 불과합니다. 장군은 옥(玉)을 버리시고 돌(石)을 구하지 마십시오."
"선생은 세상을 건질 기재를 품고 계시면서 어찌하여 산중에서 무료한 세월을 보내시려 하십니까. 천하 창생을 생각하셔서
이 우둔한 유비에게 가르침을 주십시오."

그러자 공명은 입가에 미소를 띠우며 묻는다.
"장군은 오늘날 천하 대세를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유비가 잔잔한 어조로 조근하게 말한다.
"공명 선생, 황건적 난의 혼란 속에 동탁이 황위를 조롱하고,
도처에서 간적들이 득세하여 천하가 혼란해지며 도리가 무너지고,
백성들의 삶이 피폐해졌습니다.
전, 황실의 후예로서 매일 새벽마다, 황실이 있는 남쪽 하늘을 보면서 가슴이 찢어집니다."

"장군이 큰 뜻을 품고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통이 있는 거지요. 장군의 향후 계획은 어떠신지요 ?"
"천자의 명을 받들어 쓰러진 천하를 일으키고 백성들을 구하고자 하나, 아쉽게 전 덕과 재주가 부족해
거병 이후, 패전만을 거듭해 왔습니다. 그리하여 번번히 거처를 잃고 떠돌아 다니기만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심지어 자결을 할 까 생각하기도 하였으니, 부끄러워 말이 안 나올 지경입니다. 그래서 가르침을 얻고자 이렇게 선생을 찾아온 것입니다."
유비의 지난 날의 회고는 본인 스스로가 생각하여도 참담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이었다.

공명이 현실을 꿰뚫어 보는 소리를 한다.
"동탁 사후, 혼란한 천하에 조조는 원소의 세력에 못미쳐도 원소를 멸하고 패업을 이루었으니 그 비결이 뭘까요 ?  
첫째는 시기, 둘째는 지략이죠, 지금 조조는 백만 군사에 천자를 끼고 제후를 호령하며,  천하 병권을 거뭐 쥐고 위세를 떨치고 있으니, 대적하면 안 될 상대입니다.
또한, 손씨는 강동에서 대를 이어 오랜 세월동안 국난을 극복하며 군사력을 키웠으니 그들과 동맹을 맺으셔야지요. 적대시 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형양 9군은 사통팔달로 백성들은 부유하나, 유표는 나약한 성격이라 버틸 힘이 없으니, 조만간 주인이 바뀔 겁니다.
이는 하늘이 장군께 내리는 근거지입니다. 설마 형양을 마다하지 않으시겠죠 ?
솔직히 말씀해 주십시오."

공명은 이렇게 말해 놓고 나서 유비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러자 유비는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원하지만, 그럴 순 없지요.
유경승은 제 황형(皇兄)인데 제가 어찌 형양을 빼앗겠습니까 ?"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공명이 담담한 어조로 단언하듯 말한다.
"천상을 관찰 해 보니, 유표의 병이 위중해, 형주는 곧 주인 없는 성이 될 겁니다. 설마 이곳이 조조의 손에 넘어가기를 바라십니까 ?  장군께서 형주를 얻고, 이어서 중원이 아닌 서쪽으로 나가 익주를 취하면 바로 서천입니다. 
서천은 난공불낙의 요새이며 기름진 땅에 산물도 풍족하니 군사를 양성하기에 최적의 근거지입니다.
과거 고조 유방은 서천에서 거병해 천하를 통일 하고 황제가 되었지요. 장군이 서천과 형양을 얻는다면 천하의 반을 점령한 셈이 되는 것이니 남쪽에 소수민족을 아우르고 강동의 손씨와 결맹해 안으로 군위를 다스린 후, 천하가 변화될 때, 군사를 이끌고 나아가 허창을 치고 조조를 멸하십시오.
장군께서 이렇게 하신다면 10 년 이내에 대업을 이루게 되실 것이며,
20 년 후에는 천하가 안정되어 한나라를 부흥시킨 장군의 이름이 천고에 길이 남을 것입니다."
유비는 이 말을 듣고 크게 감탄하였다. 그러면서도 공명의 선견지명에 의문을 표시하였다.
"이십년 후에는 선생의 말씀대로 천하가 안정될까요 ?"
공명은 그 말을 듣고 웃음을 웃어 보이며 유비에게 물었다.
"제가 그동안  어디를 다녀 온 줄 아십니까 ?"
"모릅니다. 어디를 다녀오셨는지요 ?"

그러자 공명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내실 가운데 넓은 곳으로 간다.
유비가 공명의 뒤를 따라 일어섰다. 그리고 그의 행동 하나하나에 눈길을 떼지 못하였다.

공명은 잠시후 내실 중앙에 넓은 보자기를 하나 펼쳐 보이는 데 그것은 한장의 커다란 지도였다.
유비가 놀란 눈으로 지도와 공명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눈이 마주치자 공명이 유비에게 말한다.
"서천입니다. 잘 보십시오. 서천의 54 개 주의 지도입니다. 지금부터 형주에 주시하고 서천에 뜻을 두십시오.
천하를 품으실 계획을 세우셔야 합니다."

유비가 서천 땅의 세밀한 지도를 내려다 보며 감탄해 마지 않았다. 그러면서 자신도 모르게 공명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두 손을 올려 공명에 대한 극상의 예를 보이며,

"공명 선생, 부디 세상으로 나와,
저 유비에게 도움을 주십시요.
선생을 스승으로 모시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유비의 두 눈에서는 감격의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선생, 선생이 나서면 백성들이 살 수 있습니다. 이 유비가 간청드리겠습니다. 선생, 부디 제 청을 받아주십시요."
유비는 구슬같은 눈물을 흘리면서 공명에게 그대로 애원의 절을 해보이고 그의 대답이 없자 바닥에 엎드린 채로 일어나지 아니하고 공명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야말로 정성을 다하여 애원하는 모습이었다.

공명은 유비의 말과 예를 보면서 복잡한 표정이었다.
그리하여 선듯 거부도 응낙도 못 하고 서성대며 갈등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주공, 부족하지만 전심을 다 하겠습니다."

하고, 말하며 유비의 앞에 같은 자세로 절을 하여 승낙의 표시를 해 보였다.
유비가 고개를 들고 공명의 두 팔을 잡아 손수 일으키며 말한다.

"하 ! .. 선생, 너무도 고맙습니다.
이제야 이 유비가 천하의 대세를 논 할 수있는 스승을 만났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
유비는 다시 한번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공명의 두 손을 꼭 잡았다.

 

※ 삼국지(펌해서) 올려드리고 있사오니 재미있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다음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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