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5 10:54 (목)
[양순진의 시의 정원](50) 江畔'獨步尋花七絶句'
[양순진의 시의 정원](50) 江畔'獨步尋花七絶句'
  • 양순진
  • jeju@newslinejeju.com
  • 승인 2021.03.10 09: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杜甫(두보)
杜甫(두보)
▲ 杜甫(두보) @뉴스라인제주

江畔'獨步尋花七絶句'
(강반독보심화칠절구)
(강변에서 혼자 걸으며 꽃구경하다)

                                   杜甫(두보)


江上被花惱不徹(강상피화뇌불철),
無處告訴只顛狂(무처고소지전광)。
走覓南鄰愛酒伴(주멱남린애주반),
經旬出飲獨空床(경순출음독공상)。

강변에 온갖 꽃 피어 마음이 어지럽네.
이 소식 알릴 곳 없어 그저 미칠 것 같네.
서둘러 남쪽 마을 친구 찾아 술병 들고 갔더니
그도 열흘 전에 술 마시러 떠나고 빈 침상뿐.


                             - 7수 중 첫 수

 

양순진 시인.jpg
▲ 양순진 시인.jpg @뉴스라인제주

  꽃이 피기 시작할 봄무렵, 우주의 열림을 선사받은 듯 들뜨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적적하다. 과연 마음을 나눌 친구가 주변에 몇 있는가. 서로 추구하는 인생관이나 관심 대상이 다른 친구에게 꽃이 어떠니 인생이 어떠니 떠들어댈 순 없다. 화살이 빗가나면 허무하니까.

  어쩌면 누구나가 고민하는 문제다. 봄을 함께 맞고 겨울을 함께 보내는 벗, 고통과 슬픔도 반으로 줄여줄 수 있는 벗, 먼곳에서 생각만 해도 든든해지는 참 벗, 관중과 포숙아 같은 벗, 열한 살이나 차이 나지만 두보와 이백 같은 우정이 우리는 진정 그립다.

  이 시는 전당시(全唐詩) 227권에  실려 있다. 당 숙종 상원 2년, 즉 761년 50세
봄에 두보가 성도 완화계에 모옥을 짓고 거처하였을 때 지은 것이다.
  시선(詩仙)이라 불리는 이백, 시성(詩聖)이라 불리는 두보의 시편들을 읽노라면 마치 봄꽃들 만발한 어느 강변을 거니는 듯하다.

  인간을 초월한 신선에 관심이 많았고 흘러나오는 말이 바로 시가 되는 이백과는 달리 두보는 백 번 이상 퇴고를 했고 인간의 고뇌와 곤고함에 동참하며 시대적인 아픔을 피울음으로 노래했으며 광활한 현실 사회로 인도하였다.

  그래서인지 코로나로 지친 이 봄엔 두보 시에 더 끌린다. 강변에서 혼자 걸으며 꽃구경하는 두보나, 오름을 혼자 오르며 피어나는 야생화와 접견하는 이 몸이나 외로운 인간인 건 매한가지. 시대를 초월한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심란한 시대에 맞는 봄. 친구여, 어디로 갔는가. 시절은 가도 꽃은 피는데. [글 양순진 시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신대로5길 16, 수연빌딩 103호(지층)
  • 대표전화 : 064-745-5670
  • 팩스 : 064-748-5670
  • 긴급 : 010-3698-0889
  • 청소년보호책임자 : 서보기
  • 사업자등록번호 : 616-28-27429
  • 등록번호 : 제주 아 01031
  • 등록일 : 2011-09-16
  • 창간일 : 2011-09-22
  • 법인명 : 뉴스라인제주
  • 제호 : 뉴스라인제주
  • 발행인 : 양대영
  • 편집인 : 양대영
  • 뉴스라인제주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라인제주.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newslinejeju.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