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0 14:51 (토)
[삼국지(三國志)](159) 아쉬운 작별
[삼국지(三國志)](159) 아쉬운 작별
  • 온라인뉴스팀
  • jeju@newslinejeju.com
  • 승인 2021.03.10 20: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편, 조조의 5만 정예군을 이끌고 신야로 출전했던 조인은 무참한 참패를 당하고 허도로 귀환하였다.그리하여 조인과 이전은 스스로 결박을 짓고 조조를 배알하였다.

두 장군이 단하에 무릅을 꿇고 죄를 청하자 조비가 아버지 조조에게 고한다.
"조인이 대패하여 번성도 잃고 돌아왔습니다.
지금 스스로 결박하고 단하에 꿇어 앉아 처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조조가 차분하지만 담담한 어조로 입을 연다.
"이전을 들라 해라."
"예."

단하로 내려간 조비가 명한다."
이전을 풀어 줘라."
"옛 !"

이전은 결박이 끌린 뒤, 만조 백관이 좌우로 도열해 있는 조조의 앞으로 들어와 무릅을 꿇고
,
"죄인 이전이 승상을 뵙습니다."
하고, 고하였다. 조조가 냉철한 어조로 입을 연다.

"이전, 내가 자네의 일처리가 늘 신중해서 이번 전투에 조인을 보좌하라고 부장으로 보내 주었는데, 왜 조인을 막지 못했나 ?"
이전이 두 손을 올려 죄를 인정하는 어조로 입을 연다.
"제가 여러 번 말렸지만 막을 수 없었습니다. 승상, 벌을 내려 주십시오."
이전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조인의 제지가 어려웠다는 표현을 해보였다.
조조가 자세를 고치지 않은 자세로 말한다.
"승패는 병가지상사라, 몇 만 병사를 잃거나 성을 잃은 것은 상관 없다.
그러나 유비가 내 금쇄진을 깰 정도로 병법에 능한 줄은 정말 몰랐군."

그러자 이전이 문득 생각이 난 듯이,
"승상, 팔문금쇄진을 깬 것은 유비가 아닙니다. 서서라고 하는 새로 들인 군사입니다."
하고, 아뢰었다. 그러자 조조가 눈을 번쩍 뜨며 고개를 들었다.
"서서 ? 그는 누구더냐 ?"
그러자 이전은 물론, 좌중에 서서를 아는 사람이 없었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모사 순욱이 나서며 아뢴다.

"승상, 제가 아는 사람입니다. 서원직이란 사람인데, 형양의 명사로 병법에 능통한 사람입니다."
"서서의 재능이 순욱, 자네와 비하면 어떤가 ?"
"저보다 몇 배는 뛰어납니다."

"그럴리가 ?"
조조는 순욱에게 고개를 흔들어 보였다. 그러면서,
"유비에게 고작해야 관우, 장비,조운 같은 무장들 뿐이었는데, 순욱을 능가하는 군사를 들이다니 용 에게 날개가 돋은 격이 아닌가 ? 그렇다면 이 일을 어찌했으면 좋겠나 ?"

조조는 순욱을 능가하는 책사가 유비에게 생겼다는 사실을 절대로 믿고 싶지 않았다.
순욱이 이어서 말한다.
"서서가 지금 유비에게 있기는 하지만 승상께서 쓰시겠다고 하시면 불러오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그 말을 들은 조조의 얼굴이 별안간 희색이 돈다.
"그를 어떤 방법으로 불러올 수 있단 말인가 ?"
그러자 순욱이 조용히 말한다.

"서서는 본시 효성이 지극한 사람입니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는 동생 서강(徐康)이 모시고 있었는데, 그 사람이 얼마 전에 죽었습니다.
그러므로 승상께서 그의 모친을 이곳에 데려다 놓고, 서서에게 편지를 보낸다면 어렵지 않게 서서를 유비에게 떼어 놓을 수 있습니다."
"그것 참 좋은 방법이군 !"
조조는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사람을 보내어 서서의 모친을 데려오게 하였다.

서서의 모친은 단아한 시골 할머니였다.
조조는 서서의 어머니를 극진히 대접하다가, 하루는 직접 찾아가 말하였다.
"아드님 서원직은 천하의 재사이나,
역신(逆臣) 유비를 섬기고 있습니다. 그러니 그를 그냥 내버려두면 나라에 큰 죄를 짓는 것이니 모친께서는 편지를 보내어 아들을 허도로 불러오게 하시면 내가 천자께 품하여 벼슬과 상을 내리도록 하겠소."

늙은 서서의 어머니는 조조를 마주보며 조용히 묻는다.
"내 자식이 지금 섬기고 있다는 유비란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
"유비는 조그만 고을에 태수였는데,
성이 유가란 것을 빌미로 외람되게 황숙으로 자칭하는 역적입니다."

서서의 모친은 조조의 말을 듣고나서 별안간 노기를 띠며 조조를 큰소리로 꾸짖는다.
"네가 누구를 속이려 하느냐 ! 내 듣건댄, 유황숙이란 어른은 중산정왕의 후예요,
효경 황제의 현손으로 마음이 어질고
덕이 높아서 백성들이 우러러보는 어른이다 들었다.
내 자식이 지금 그런 어른을 섬기고 있다면 주인을 바로 만난 셈이 아닌가
?그런데 너로 말하면 이름은 비록 한나라의 승상이라도 역신과 다름없지 않은가 ?
나는 죽으면 죽었지, 내 아들에게 그런 편지는 못 쓴다, 못 써 !"

시골 노파로서는 놀라운 호통이었다.
조조는 순간 크게 화가 치밀었다.
"여봐라 ! 저 늙은이를 당장 끌어내어 목을 베어라 !"
조조의 벼락 같은 명이 내리자, 수행하는 병사들이 와락 몰려들어 노파를 개처럼 끌어내렸다.
그러자 순욱이 급히 조조에게 간한다.

"승상 ! 이 노파를 참살해서는 안 됩니다. 만약 이 노파를 죽이게 되면 일파만파로 민심을 잃게 될 뿐만 아니라,
아들 서서가 어머니의 원수를 갚기 위해 유비에게 더욱 충성을 할 게 아닙니까 ?"
"음 ... 그렇다면 저 늙은이를 어찌하면 좋겠나 ?"
"그대로 살려서 봉양을 잘 해야 합니다. 그러면 서서가 어머니를 생각해서라도 우리에 대한 적개심을 크게 드러내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면 저 늙은이는 당신이 맡아서 처리하도록 하시오."
"예, 저 노파는 제가 맡아서 처리하겠습니다. 제게 또 다른 계책이 있으나, 그것은 차차 말씀 드리겠습니다."

순욱은 서서의 모친을 자기 집으로 정중히 모셔왔다.
"서서와 저는 어려서부터 친한 교분을 나누고 있는 터입니다. 저는 옛날을 생각해서 어머니를 친어머니 처럼 모시겠습니다."
"고마운 말씀이오. 이런것을 안다면 내 아들이 얼마나 고마워 하겠소."
서서의 어머니는 죽을 뻔 한 자신을 구해주고 따뜻한 친절을 베풀어 주는 순욱에 감격해 마지 않았다.
그러나 서서의 어머니는 순욱의 집에서의 사치스러운 생활을 좋아하지 않아서, 산중에 조그만 집을 따로 한 채 잡아 주기를 원하였다.

순욱은 노파의 소원대로 조용하고 깨끗한 초당을 따로 마련해서 무슨 일에나 불편이 없도록 보살펴 주었다.
그런 뒤에는 때때로 좋은 음식과 훌륭한 옷감을 정중한 편지와 함께 보내주었다.

서서의 모친은 그것이 무서운 계획인 줄도 모르고, 물건과 편지를 받고 나면 자기도 감사의 답장을 친필로 써 보내곤 하였다.
순욱은 그 필적을 본받아, 서서의 모친이 아들에게 보내는 가짜 편지를 쓰게하여,
믿는 사람을 시켜, 은밀히 서서에게 보냈다.
(옛부터 중국 사람들은 위조하는 데 천재성을 가졌다.)

그 편지는 이런 내용이었다.
<서야... 그간 별고 없느냐 ? 나는 네 아우 강이 죽은 뒤로 무척 외롭게 지내며 이웃에게 밥을 빌어 먹던 중에,
뜻밖에도 조승상이 나를 허도로 데려다가, 네가 조정을 배반한 유비를 돕는다 하며 옥에 가둔 것을, 천만 다행으로 순욱의 도움으로 옥살이를 면하게 되었다.
만약 지금이라도 네가 나를 찾아 온다면 내 목숨이 보존되겠으니, 너는 이 글을 보는 대로 이 어미를 곧 찾아와 주기 바란다.>

어느 날, 유비가 서서의 거처를 찾았다.
그리하여 문을 들어서는데, 서서의 대성 통곡하는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닌가 ?

​"아이고, 어머니 ! 으흐흐흑 !... 이 불효자식 때문에 어쩐 고생이십니까 !..."
유비가 깜짝 놀라며 서서의 방으로 뛰어들었다.
방안에 들어가니 서서는 한 통의 편지를 부여잡고, 눈물과 콧물을 쏟아내며 대성 통곡을 하고 있었다.

"선생 ! 무슨 일이오 ?"
유비가 다급하게 물었다. 그러자 서서가 유비에게로 달려오며,

"주공 ! 제 아우 서강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환갑을 넘은 어머님을 봉양할 사람이 없어, 구걸을 하고 계셨답니다.
이 일을 조조가 알고 어머님을 허도로 데려가 옥에 가뒀다고 합니다. 주공, 이게 어머님이 제게 쓰신 편지입니다."
서서는 울면서 유비에게 편지를 내밀어 보인다. 그러면서
,"어머님의 목숨이 보존케 되려면 제가 반드시 허도로 어머님을 찾아 뵈어야만 한답니다.
제 무례를 용서하십시오. 저는 지금 허도로 가서 어머님을 구해야 합니다."

서서는 유비에게 절을 해보이고 그대로 밖으로 나가려한다.
"선생, 잠깐 ! "
유비가 황급히 서서를 만류한다.
"선생, 잠깐 기다리시오. 조조가 아무리 간악해도 죄 없는 육순 노인을 계속 옥에 가둬두진 않을 것같소. 우선 진정하시고 어머님을 구해낼 방법을 생각해 봅시다."

"아니오. 당장 허도로 가겠습니다.
이 편지도 자세히 보니 어머님이 친히 쓰신, 친필 편지가 틀림 없습니다. 주공, 용서하십시오."
이렇게 말을 끝낸 서서는 다시 밖으로 나가려고 하였다. 유비가 얼른 그의 손을 잡으며,
"이건, 조조의 간계인지도 모르오."
하고, 말하자, 서서는 고개를 흔들며,
"저도 그런 생각을 안 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가야 합니다.
주공, 절 보내주십시오."
서서는 유비를 향해 절을 해보이며 사정했다.

그 순간, 유비가 자리에 그대로 털썩 주저앉았다.
"아 !,..."

유비의 한탄이 입에서 튀어나왔다. 그러자 서서가 그 앞에 무릅을 꿇어 앉는다
."주공, 자식된 도리로 어머님이 고생하시는 걸 어찌 보고만 있겠습니까 ?
또 이런 상황에서는 제 마음이 어지러워 주공을 제대로 보좌할 수가 없습니다.
주공, 이 모든 것이 하늘의 뜻입니다. 주공, 보내주십시오."
서서는 다시 유비에게 애원의 절을 한다.

참담한 표정의 유비가 서서의 팔을 잡고 일으킨다. 그리고 밖을 향하여
,"여봐라, 말을 준비하라 !"
하고, 명하였다.
"예."

유비는 신야성 밖 멀리까지 서서의 전송을 나왔다.
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잡고 작별을 아쉬워하였다.
"주공, 천 리를 배웅하더라도 언젠가는 헤어져야하지요. 이제 그만 들어가세요."
유비가 서서의 그 말을 듣고 아쉬운 말을 털어놓았다."
선생, 이제 가면 언제 다시 만날 수 있겠소 ?"
"주공과의 만남은 제 평생중 가장 기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이렇게 헤어지게 되었군요."
서서가 작별의 아쉬움을 눈물로 달랜다. 그리고 이어서
,"안심하십시오. 제가 허도로 가더라도 조조를 위해선 평생 어떤 계책도 내지 않겠습니다. 그저 어머님께서 천수를 누리시도록 곁에서 봉양하려 합니다."

유비도 더 이상 서서를 붙잡을 수 없다는 현실을 깨닫고, 두 손을 모아 경건히 인사한다.
"선생, 부디 보중하시오."
"주공, 그럼..."
서서가 유비를 향해 절을 하자 그가 타고 떠날 말이 대령한다.
서서가 말에 오르자 유비가 어서 떠나라는 아쉬운 손짓을 해보인다.

서서는 뒤를 한번 돌아보고 앞으로 말을 달려나갔다. 유비는 그의 떠나는 뒷모습을 망연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순간, 수행하는 군사들에게 버럭 화를 내는 것이었다.
"여봐라 !"
"네."

"내일 저 앞에 나무를 전부 베어버려라."
"예엣 ? 주공, 어째서 나무를 모두 베라 하십니까 ?"
유비가 쓸쓸히 돌아서며 말한다.
"떠나가는 서원직의 뒷모습을 가리지 않느냐 ..."

너무도 애타는 유비의 대답이었다. 유비는 서서의 모습이 보이질 않자, 성으로 돌아가기 위해 말이 있는 곳으로 돌아섰다. 그런데
등 뒤에서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주공 !"
그 소리는 서서의 목소리였다. 유비가 화들짝 놀라며 돌아섰다. 그리고 보니 조금전 나무에 가려 보이지 아니하던 서서가 말을 타고 달려오는 것이 아닌가 ?
유비는 반가움에 한달음 서서의 앞으로 내달았다.

"선생, 안 가시는 거요 ?"
유비는 대뜸 이렇게 물었다. 그러나 서서는,
"아닙니다. 주공, 제가 경황중에 중요한 것을 잊었습니다."
"무슨 일이오 ?"

"형양성 밖 30 리쯤 되는 곳에 융중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그곳에 당대의 기재가 살고 있습니다. 그 사람을 얻으시면 주 문왕이 태공망을 얻거나, 한 왕이 장량을 얻은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그의 재주가 선생과 어떻소 ?"
"저와 비교하자면 노새와 기린, 까마귀와 봉황을 비교하는 꼴이지요.
그는 천하를 다스릴 수 있는 인재이니,
천하 제일인이라 할 만 합니다."
"정말이오 ?" "틀림없습니다.
그 사람은 성은 제갈이고 자를 공명이라 합니다. 와룡강에 살기 때문에 와룡선생이라고도 하지요."
"와룡 ? "
"요 몇년 동안 그의 친구들은 각각 조조나 원소, 공손찬 같은 주인을 찾아갔습니다. 공명을 얻고 대업을 이루기 위해서죠. 유일하게 공명만은 초야에 묻혀 지내며, 아무런 움직임이 없습니다."

"왜 그렇소 ?"
" 저도 공명에게 왜 그러는지 물었습니다. 공명이 웃으며 말하길,
조조,원소, 공손찬 같은 무리는 자신의 주공이 될 자격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럼 천하에서 자네의 주군이 될 만한 사람이 누구인가 물었더니, 아마 없을 거라며 탄식을 했습니다.
주군을 찾느니, 자신을 위해 주군을 만드는 게 낫겠다고 했지요."
"주군을 찾느니, 자신을 위해 주군을 만드는 게 낫다... 그런 말은 한 번도 들어본 적 없소.
이 세상에 그런 대 현인이 있었다니..."

유비가 놀라움을 금치 못하자, 서서는,
"이제까지 그 사람을 천거하지 못한 것은 그의 뜻이 너무 커서 주공께서 실망하지 않을까 걱정되었기 때문 입니다. "
유비가 예를 표하며 말한다.
"고맙소 선생. 유비가 목숨을 걸고서라도, 반드시 공명 선생을 청하리다."
서서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흔든다.
"어려울 겁니다."
하고, 말을 하고 나서, 곧 이어서 말한다.
"주공께 행운이 따르길 바랍니다.
가 보겠습니다."
"고맙소 선생."
서서는 유비와 다시 한번 아쉬운 작별의 예를 나누고 말을 타고 떠나갔다.
그러자 유비는 떠나가는 서서의 뒷 모습에 큰 절을 해보였다.
 

※ 삼국지(펌해서) 올려드리고 있사오니 재미있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다음호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신대로5길 16, 수연빌딩 103호(지층)
  • 대표전화 : 064-745-5670
  • 팩스 : 064-748-5670
  • 긴급 : 010-3698-0889
  • 청소년보호책임자 : 서보기
  • 사업자등록번호 : 616-28-27429
  • 등록번호 : 제주 아 01031
  • 등록일 : 2011-09-16
  • 창간일 : 2011-09-22
  • 법인명 : 뉴스라인제주
  • 제호 : 뉴스라인제주
  • 발행인 : 양대영
  • 편집인 : 양대영
  • 뉴스라인제주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라인제주.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newslinejeju.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