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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三國志)](158) 유비의 대승
[삼국지(三國志)](158) 유비의 대승
  • 온라인뉴스팀
  • jeju@newslinejeju.com
  • 승인 2021.03.08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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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문금쇄진 용안(八門金鎖陳 龍眼)의 높다란 망루에 자리한 조인은 전군을 내려다 보면서 깃발을 들고 명령을 내린다.
"형제들아 ! 적군이 드디어 몰려 나왔다 !
모두 용감하게 싸워라 ! 진을 변형하라 !"
조인이 수기를 좌우로 휘두르자, 진형 변경의 진고가 울린다.
그 순간, 조인의 방패 부대는 철벽같이 틈을 메우고 <착착> 방향을 바꾼다.
조자룡이 이끄는 오백 철기의 앞은 순식간에 가로막혀 버렸다.

"돌격하라 !"
조자룡의 명령에 의해 철기군은 장창을 들어 적의 방패를 향해 내리 꼿았다. 그리하여 조인군의 최전방 방패 부대가 무너지자, 2선의 궁수들이 돌진하는 자룡의 군사에게 활을 쏘아 갈긴다.
돌진하던 병사들과 말들이 화살에 맞아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그 순간 조인의 2차 방패 부대가 진을 펼쳐 조자룡의 길을 막았다.
그러나 용감한 조자룡과 그의 병사들은 아랑곳 하지 아니하고 방패를 뛰어 넘어
적의 한 가운데로 돌진하였다. 조자룡의 장창은 바람개비 처럼 사방 팔방, 상하 좌우, 전후 좌우로 적군을 휘저으며 풀을 베 듯이 적들을 쓰러뜨렸다.
이렇듯 조자룡이 지나간 길에는 새로운 길이 생겨 버렸다.
그 길을 따라 자룡의 군사들이 물밀듯이 적군 한 가운데로 파고 들었다.

다급해진 조인이 용안 주변에 새로운 방어막을 쳤다.
그러자 몇몇 자룡의 군사들이 적군의 장창에 걸려 말에서 떨어졌다. 그러나 이것도 잠깐, 조자룡이 적군의 방어막 위를 말발굽으로 타고 오르면서, 진영은 허물어지기 시작하였다.
뽀얀 먼지, 양 군에서 울리는 진고 소리, 병사들의 아우성 소리, 신야성 앞 벌판은 함성과 비명으로 천지가 진동할 듯이 요란하였다.

용감무쌍한 자룡의 군사들은 조자룡의 뒤를 따라 팔문금쇄진의 동남방으로 들어가, 드디어 진영의 한 복판 용안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군사들은 서쪽 경문(景門)쪽 방향으로 틀어, 빠져나가기 시작하였다.
용안 누대에 올라선 조인은 군사를 독려하며 소리쳤다.
"형제들아 ! 물러서지 마라 ! 버텨라 ! 버텨 ! "

그러나 그는 소리치며 독려하던 중에 어디선가 날아든 칼에 왼쪽 팔 위에 상처를 입었다.
"장군 !"
조인의 수행 군사들이 그를 에워쌓았다.

그때, 성루에서 상황을 지켜 보던 군사 서서는, 자룡의 군사들이 팔문금쇄진을 깨고 용안에 접근하자,
관우, 장비를 각각 좌측과 중앙, 그리고 유비는 우측 방면의 적을 공격하도록 주청하였다.
"알겠소 !"

관우와, 장비, 유비는 성문을 열고 각각 군사를 삼대로 나누어 조인군을 정면으로 공격하였다.
주장 조인의 한 가운데가 뚫리자,
신야성을 바라보고 대치하던 조인군은 조자룡의 공격으로 뒤가 불안하니 제대로 싸울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점점 수세에 몰리다가 조인의 군사들은 유비, 관우, 장비가 휘두르는 쌍고검과 청룡 언월도,장팔 사모에 추풍 낙엽처럼 떨어져 나갔다.

특히 오랫만에 전쟁터에 나서는 관우와장비는 그동안의 휴식기가 무색할 정도로 일취월장, 동벽치고 서벽치고, 좌충우돌, 전후 좌우, 도대체 거침이 없었다.

관우의 청룡 언월도는 한번 휘두를 때 마다, 적군의 방패 십 여 개가 한번에 잘려나갔다.
장비가 휘두르는 장팔 사모는 바람개비 처럼 돌아가며, 하늘로 그대로 날아 오를 듯이 <붕붕> 소리를 내며, 잔잔한 호수에 파장이 일 듯이 적군의 모든 것을 베어버렸다.

"안 되겠다, 후퇴하라 ! 후퇴 !"

조인은 마지막 순간까지 버티다가 진형이 완전히 무너지자 후퇴를 명하였다.
그러나 그를 따라 공격에 참여했던 4만 5천에 이르는 군사는 거의 다 잃은 상태였다.
조인은 불과 수백 기의 군사만을 수습하여 번성으로 돌아왔다.

그리하여 왼쪽 팔에 상처를 치료하는 중에 부장 이전이 들어왔다.

"장군, 상처는 좀 어떠시오 ?"
"별거 아니네. 이전, 자네 말이 맞았네.
내가 적을 너무 얕봤어."
조인은 자신을 치료하던 군의병을 내보내 버리고 다시 말한다.
"유비 수하에 그런 능력자가 있다니..
감히 내 팔문금쇄진을 깨뜨려 ?"
조인은 자기 옆에 있던 집기를 바닥에 집어 던지며 흥분했다.

이전이 건의조로 말한다.
"장군, 군을 번성에 계속 주둔케 하고,
적의 동태를 승상께 보고하도록 합시다. 그리고 승상의 대군이 도착한 뒤에 다시 신야성을 공격합시다."
"신야 같은 촌구석에 승상께서 직접 나서시게 한단 말인가 ? 오늘의 패전보는 승상께 보고하지 말게,
내가 오늘밤 신야를 공격한 뒤에 다시 보고하도록 하지 !"
"옛 ? 신야를 야습하시겠다는 말씀입니까 ?"
이전은 조인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조인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결연한 어조로 말한다.
"그렇다네 ! 유비는 방금 이겼으니,
지금쯤 기뻐서 어쩔 줄을 모르겠지,
우리 군은 패배한 데다 나도 부상을 입혔으니 경고망동 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겠지. 허나 나는 그 허점을 파고 들어 신야를 야습하겠네. 오늘 밤은 승리에 도취해 자만에 빠져있을 유비를 공격할 절호의 기회야 !"

"장군, 적을 얕봐선안 됩니다. 유비 옆에는 현인이 있으니 분명 방비가 있을 겁니다."
이전은 조인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만류하였다. 그러자 조인은,
"이전 ! 그렇게 간이 작아서 무슨 싸움을 한단 말인가 ? 그렇게 걱정 된다면 남아서 수비나 하게 !"하고, 거칠게 말하였다.
그리고 자리를 털고,
"혼자 가겠네 !" 하고, 말하며
출동준비를 하려는 것이 아닌가 ?

"장군 ! 꼭 가시겠다면 저도 같이 가겠습니다."
이전은 할 수없이 조인의 뒤를 따르기로 하였다.
"좋아, 그렇다면 남은 군사 5천 중 일천 군사로 나와 20리 거리를 두고 따라오며 방비하게.
"하고,
자신은 애초에 허도를 출발할 때 몰고온 군사 5만 중에 번성에 남겨두고 갔던 5천 군사 중에 4천을 데리고, 신야를 야습하기 위해 먼저 출발하였다.

한편, 그 시간 신야성에서는 한바탕 승리의 환호성이 일었다.
"팔문금쇄진이라더니, 자룡이 한번 쓸고 지나가니 완전 곤죽이 되더구만 !"
장비가 신이나서 큰 소리로 떠들었다.
"관장군 공격에 조인은 누대에서 떨어졌잖소 ? 목숨이나 건졌는지 모르겠소"
손건도 신이나서 한마디 했다.
"조조의 정예군이 고작 이 정도일 줄이야..."
장비가 걸걸한 웃음을 머금은 소리를 이어서 하였다.

유비가 흐뭇한 미소를 머금고 이들의 소리를 들으며, 뒤로 돌아서서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는 군사 서서를 부른다.

"선생 !"
그러자 서서는 유비쪽으로 돌아서서 좌우로 도열한 장수들 틈사이로 천천히 걸어왔다.
그러자 서서를 대하는 모든 장수와 참모들의 얼굴과 눈빛은 이전에 없었던 믿음과 따듯함이 철철 넘쳐 흘렀다.
유비가 말한다.
"조인의 기세가 누그러지긴 했으나 완패한 것은 아니오. 앞으로 우리는 어찌해야하겠소 ?"
유비의 이런 질문에 좌중은 군사 서서가 다음에는 어떤 말을 할 것인지, 촉각을 기울였다.

서서는 담담한 어조로 입을 연다.
"조인은 오늘 밤 반드시 야습을 감행할 겁니다. 조조가 자주 쓰는 수법이지요. <싸우되 퇴각하지않는다, 오히려 불시에 적의 헛점을 노려 다시 공격한다>, 조인은 조조를 모방하는 것을 가장 좋아합니다.
하지만 조조를 따라하더라도,
팔진법처럼 겉핥기로 배웠을 뿐입니다. 조인이 노리는 것은 우리 성 밖의 구축한 진지입니다.
그곳을 점령하고 조조의 대군이 올 때까지 우리 성 코앞에서 위협하려 들겠지요.
그러니 우리는 번성에서 신야에 이르는 도중에 매복하고 있다가 공격하면 됩니다. 마침 번성과 신야 사이에 사구라는 골짜기가 있습니다. "

서서는 유비에게 여기까지 말을 하고 뒤로 돌아서며,
"장비, 조운 장군 !
두 장군은 1만 군사를 두 대로 나누어 사구 골짜기 좌우에 매복하시오.
조인의 군사들이 골짜기 절반쯤 지날 때에 양쪽에서 공격해 적군의 머리와 꼬리를 끊어야 하오. 그러면 크게 이길 것이오."

"존명 ! (무조건 따르겠습니다)"
장비와 자룡은 군사 서서의 명을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기쁜 얼굴로 받든다.
그러자 관우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서서에게 한 발 나서며 물었다.
"군사 ! 그럼 나는 뭘 하면 되오 ?"

그러자 서서가 얼굴에 미소를 띠며,
"관장군은 좀 더 수고스런 임무를 하나 하셔야겠소. 장군은 번성에 가서 영지를 좀 캐다 주시지요."
유비가 그 말을 듣고, 의미있는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그런 사정을 알 길 없는 관우는,
"무슨 뜻이오 ?"
하고, 반문하였다. 그러자 서서는,
"조인이 나머지 병력을 이끌고 이곳으로 향하면 번성은 텅 빌 것이니, 장군은 군사 8천을 끌고 가서 번성을 점령하시오. 가는길에 성루 서쪽에 있는 영지도 캐오시오. 주공께 차로 대접하게요. 물론 아직 남아 있다면 말이오."

"존명 ! (그리합지요.)"
관우도 이제까지와는 다른 자세로 군사 서서의 명을 접수하였다.

이윽고, 조인은 야음을 틈타, 4천 군사를 이끌고 번성을 출발해 사구 계곡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군사 이끌고 골짜기를 서서히 통과하였다.

어둠이 짙게 깔린 협곡안은 음습하기 이를 데가 없었다. 두리번 거리며 협곡의 끝을 지나는 조인이 명한다.

"형제들 ! 속도를 높여 골짜기를 빠져 나가자 !"
그 순간, 골짜기 위에 포진하고 있던 조운이 명한다.

"불화살을 날려라 !"
공격 명령을 내리는 불화살이 조인군 머리위로 쏟아졌다. 그것을 신호로 건너편에 매복한 장비의 군사들도 활을 쏘아 협공한다.

"으악 ! ~ 매복이다, 매복 !"
계곡안의 조인군은 비명을 지르며 허둥대었다. 곧 이어 바위가 구르고 통나무가 굴러 떨어졌다.
그야말로 조인의 군사들은 독안에 든 쥐의 신세였다.

"후퇴하라, 후퇴하라 !"
조인은 화급한 퇴각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이미 병력의 대부분은 조운과 장비의 군사들에 의해 공격당해 몰살하다시피 하였고, 도망을 치다가 서로 밟히거나 부딫쳐 다치거나 죽은 군사도 부지기수에 이르렀다.

간신히 사구 계곡을 벗어난 조인이 이십 여리 뒤를 따르던 이전의 군사 천 명과 만나,
새벽이 으스름 해서야 패잔병을 거느리고
번성으로 돌아왔다.
"상장군이 오셨으니 어서 문을 열라 !"
조인의 휘하 병졸이 성루를 행해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성루에서는 관우가 뚜렸이 내려다 보며,
"조인 ! 널 죽이진 말라는 군사의 .
"아니 ? 관우 !... 저 자가 어찌 여기에 ?..."
그러자 관우의 여유만만한 소리가 다시 들려오는 것이 아닌가 ?
"조인 ! 너는 내 적수가 아니니 허도로 돌아가서 조조더러 직접 오라 해라 !"
조인의 얼굴은 순간,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졌다.

"가자."
조인은 힘없이 돌아서며 말했다.
그리고 그 길로 나머지 병사와 함께 허도로 귀환하기 시작하였다.

한편, 신야성에서는 유비와 군사 서서가 함께 아침 차를 마시고 있었다.
그때, 병사 하나가 뛰어들며,

"주공, 보고합니다."
하고, 외치었다. 그는 무릅을 꿇으며 승전보를 전한다.
"주공, 군사 ! 장비,조운 장군이 사구에서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조인의 군사를 대부분 몰살시키고 전마와 병기도 대량으로 노획했다는 연락입니다."
"알겠네 !"
유비가 뿌듯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였다. 보고병이 나가자 곧바로 또 다른 보고병이 뛰어든다.

"보고 드립니다. 주공, 군사 !
조인이 허창으로 도망쳤습니다.
남은 병사는 후방을 경계하던 이전이 데리고 있던 천 여명이 간신히 넘는다고 합니다."
"알겠네 !"
유비가 대답하자, 보고병이 나가고 또 다른 병사가 붉은 보자기에 싸인 소반을 들고 들어온다.
"주공, 군사 ! 관장군이 번성을 얻었습니다.
성 안에 남은 적군의 군량 20만석과 은전 10만 량을 노획했다고 합니다."
"알았네 !"

유비는 눈에 띄게 얼굴에 웃음을 머금었다. 그리고 병사가 들고있는 붉은 보자기에 싸인 소반을 보며,
"그런데, 자네가 들고 있는 것은 뭔가 ?"
하고, 물었다. 그러자 병사는 보자기를 걷을 듯이 보이며,
"번성을 얻은 뒤 관장군께서 직접 성루에 올라가서 따 온 영지 입니다. 주공과 군사께 차를 끓여 드시라고 올렸습니다."
하고, 말하며 유비의 탁자위로 가져다 올려 놓는 것이었다.

유비가 자리에서 일어나 보자기를 거두고 보니, 솥뚜껑 크기의 영지버섯 하나가 그 안에 들어 있었다.

유비는 감격에 겨운 듯이 영지 버섯을 한참 내려다 보았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선생."하고, 서서를 불렀다. 서서가 일어나 유비 앞으로 다가갔다. 그러자 유비가,
"이 영지는 백초중에 성인이라는데, 선생이야 말로 사람들 중의 성인이시오. "
하고, 서서에게 말하였다.
그러자 서서가 두 손을 모아 올리며,

"주공 ! 그 말씀은 합당치 않습니다."
하고, 아뢰며 허리를 굽혀 절을 하였다.
유비가 서서에게 다가가 그의 손을 잡아 일으킨다.
그리고 감격에 겨운 소리를 하는데,

"선생, 이 유비가 몸을 일으킨 20여 년 동안 싸우기만 하면 계속 패하기만 하였소.
한번도 오늘같은 큰 승리를 거둔 적이 없었소. 게다가 조조군의 주장 조인에게 거둔 승리라니, 도저히 믿어지질 않소. 선생은 내게 승리 뿐만 아니라 , 조조를 제거하고 한나라를 부흥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다 주었소."

이렇게 말하는 유비의 두 뺨에는 감격의 두 줄기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주공 !"
군사 서서는 다만 이렇게만 말하고,
유비의 두 손을 맞잡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삼국지(펌해서) 올려드리고 있사오니 재미있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다음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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