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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순진의 시의 정원](46) 겨울 강에서
[양순진의 시의 정원](46) 겨울 강에서
  • 양순진
  • jeju@newslinejeju.com
  • 승인 2021.02.1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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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 시인
정호승 시인
▲ 정호승 시인 @뉴스라인제주

겨울 강에서

 정호승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리
겨울 강 강언덕에 눈보라 몰아쳐도
눈보라에 으스스 내 몸이 쓰러져도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리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강물은 흘러가 흐느끼지 않아도
끝끝내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어
쓰러지면 일어서는 갈대가 되어
청산이 소리치면 소리쳐 울리


 

양순진 시인
▲ 양순진 시인 @뉴스라인제주

눈보라에도 비바람에도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된다는 건 그만큼 단단한 자아의 성벽을 소유한 자다. 확고한 지성을 품고 사는 사람이며, 샛별처럼 빛나는 지혜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누군가 떠날 때 기꺼이 보내주는 사람, 누군가 정의를 배반할 때 기꺼이 대응할 수 있는 사람, 누군가 불의에 합류할 때 기꺼이 설득의 힘을 분출할 수 있는 사람, 황금의 유혹에 기꺼이 눈감을 수 있는 자만이 갈대의 정신을 불밝힐 수 있는 자다.

  '겨울 강'은 누구나 겪게 되는 시련을 상징한다. 그렇다면 '갈대'는 침묵, 인고의 시간을 의미한다. 절대절명의 순간에도 운명을 절대 남에게 맡기지 않겠다는 각오로 살아가는 자만이 갈대에 비유할 수 있다.

  진정 울고 싶은 날, 갈대처럼 흐느끼면서도 목전의 평야를 꿈꾸는 사람으로 거듭나자. 겨울 강 같은 코로나는 건너오는 봄의 기운으로 물러나고 백신이라는 희망으로 우리의 상처는 아물 테니까.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라고 말하듯 여기 저기 수선화 피어나고 있다. [글 양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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