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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중학교 시인들의 작품집 《그 어떤 길을 가더라도》 출간
고산중학교 시인들의 작품집 《그 어떤 길을 가더라도》 출간
  • 서보기 기자
  • jeju@newslinejeju.com
  • 승인 2021.01.05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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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길을 가더라도 표지
▲ 그 어떤 길을 가더라도 표지 @뉴스라인제주

고산 시인들의 작품집 《그 어떤 길을 가더라도》가 출간됐다. 전교생 33명의 작은 학교인 고산중학교 전교생이 참여하여 만든 시집이다.

고산중학교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모든 학생들이 자신만의 목소리로 시를 지었다. 특히 ‘나도 시인’이라는 동아리에 소속된 네 명의 학생들은 다양한 제재를 가지고 각각 20여 편이 넘는 시를 창작했다. 다른 학생들도 수행평가의 일환으로 시창작활동을 통해 마음속의 이야기들을 꺼냈다.

학교생활과 친구, 가족 이야기에서부터 제주의 자연과 주위의 사물을 통한 감회, 내면의 이야기와 사회 이슈까지, 다양한 글감들이 개성 넘치는 작품으로 탄생했다.

무엇보다 사춘기를 통과하는 아이들이 서로 교감하면서 위로받고, 시를 쓰는 동안 자신의 삶을 좀 더 진지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는 데 의미가 깊다. 의례적인 학생 문집에 그치지 않고, 일반 독자들도 접할 수 있는 한 권의 시집으로 세상에 내놓았다. 시창작을 이끌고 애정과 열정으로 편집한 선생님의 정성에 학생들이 생명력 넘치는 글로 화답하며 따뜻한 한 권의 공동시집을 완성했다.

이번 시집에는 총 33편의 주옥같은 작품이 실렸다. △백예담-계획표 외 07 △위윤서-가면무도회 외 29 △이은희-구름 외 51 △정진솔-게임 외 77 △강은솔-누구든지 기다려 외 101 △강지원-겨울 외 105 △강하은-가족 외 113 △강휘민-내 마음은 산 외 121 △고다현-도움 외 125 △고수진-그리운 고향 외 133 △고태규-나무처럼 외 139 △김 건-굳건한 돌 외 143 △김미혜-우리나라를 지나쳐가는 세계 외 147 △김민경-내 동생 외 155 △김민우-바다는 인생 외 163 △김지윤-너랑 나랑 외 167 △김지혜-깜빡깜빡 외 173 △김현승-목욕탕 외 181 △김혜림-바이러스 외 185 △박유빈-미래의 골목 외 191 △서주연-내 친구 외 195 △신아연-눈 장난 외 199 △양지선-강아지 외 207 △이동주-단단한 것 외 215 △이송미-구름 외 223 △이준호-구름 외 231 △이하늘-고양이 달이 외 237 △하주안-모든 것을 비추는 존재 외 245 △현채원-구름 외 249 △박민수-높고 험한 산 254 △양도규-별 255 △양희수-시 256 △함예준-장마철 257 이야기로 구성됐다.

<발간사> 꿈꾸는 눈들을 들여다보며

고등학교만 근무하다가 고산중학교 교장으로 부임하던 날을 기억합니다. 많이 설레었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아니 예상보다 더 순수한 눈망울들을 보았습니다. 한 마디로 형언하기 어려운, 순진함과 호기심과 건강함이 그대로 들여다보이는, 꿈꾸는 눈동자들. 가슴이 뛰었습니다.

1년을 지켜보았습니다. 33명의 우리 아이들은 정말 훌륭하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자라면서 자기의 느낌, 생각들을 시로 써내었습니다.

자구내의 바다, 차귀도, 수월봉, 당산봉, 지질공원, 멀리 보이는 백록담, 사람들, 아이들, 나무들, 집들……. 이런 것들이 순수한 눈동자에 비친 그대로 글을 썼습니다. 아이들의 시 하나하나 읽다 보면, 순수한 그 마음들이 시집 속을 마구 뛰어다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시집을 보기만 해도 꿈꾸는 우리 아이들을 느낄 수 있습니다.

2020학년도 우리 아이들 모두의 마음을 담아낸 시집 『그 어떤 길을 가더라도』의 발간을, 고산중학교 배움공동체와 함께 기쁜 마음을 담아 축하합니다.

정말 우리 아이들이 자랑스럽습니다.

- 2020. 12. 고산중학교장 홍남호

<후기>

고산중학교는 전교생 33명의 소규모 학교
소규모 학교만 9년째
한 놈 한 놈 그 눈을 들여다본다.
그 속에 순수함, 다정함, 즐거움, 호기심, 따스함……
뭐 이런 갖다 붙일 만한 아름다운 모든 것들이 들어 있다.
이리저리 살아가는 일상에서 오는
소소한 행복에 오늘도 나는 숨을 쉰다.

아이들은 그렇게 살면서 시를 썼다.
동아리 ‘나도 시인’ 네 명은 자주 제재를 주어 쓰도록 하고,
다른 애들은 수행평가로 쓰게 했다.
그렇게 나온 시들이다.
아이들 시를 보면 눈 속에 있던 모든 것들이 드러난다.
편집할 때 다른 선생님들에게 몇 편 읽어준다.
교무실은 웃음바다가 된다.
해마다 하는 이 작업이 즐겁다.
그렇게 우리 아이들과 함께
『그 어떤 길을 가더라도』를 펴냈다.
행복하다.

- 편집 및 지도교사 장훈

<수록 작품>

눈 (위윤서)

나의 유리구슬
어여쁜 유리구슬

봄에는 분홍빛을 담고
여름에는 푸른빛을 담는다.

모든 것을 담는
나의 유리구슬

너만 담지 못했다.
아아, 너를 담고 싶어라

희생 (김지혜)

엄마, 그곳은 너무 깊어요.
이제 더 이상 깊은 곳까지 가지 마세요.

아빠, 그곳은 너무 깊어요.
이제 더 이상 깊은 곳까지 가지 마세요.

엄마, 엄마를 찾을 수 없어요.
아빠, 아빠를 찾을 수 없어요.

어둡고 춥고 험하고 날카로운 곳
어두운 남극 같은 그 바다

더 이상 가지 마세요.
더 이상 갈 필요 없어요.

송미 (신아연)

콜라처럼
톡 쏘는 친구

비타500처럼
옆에 두면 힘이 나는 친구

초코우유보다 더 당기는
매력을 가진 친구

같이 지내다 보면
여러 음료를 마시는 기분

내일은 어떤 음료일까.

장훈 엮음 / 145*225 / 264쪽 / 13,000원 / 979-11-90482-47-9 [03810] / 한그루 / 2020.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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